눈을 감고 조용히 생각해 봐. 젊음에는 무한한 미래가 있잖아. 무엇이나 할 수 있어.
젊음을 설명하는 말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젊음이라는 것을 ‘무모해 보이는 일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시기’ 라고 정의하고 싶다. 대학교 3학년, 젊음을 가진 내가 지금 도전장을 내민 대상은 국제자원봉사이다.

국제자원봉사는 외국에 나가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것이다. 미국, 영국을 비롯한 여러 선진국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수십 개의 자원봉사 단체가 있다. 이들은 각기 정기적, 비정기적으로 단원을 모집해 해외로 파견하고 이들 봉사자들은 제각기 세계각지에서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해외자원봉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후, 나는 여러 단체의 홈페이지에 접속하고 설명회를 다니며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새로운 문화를 알고 느끼고 싶었고 실질적인 활동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젊은이는 예상외로 훨씬 많았다.

하지만 자원봉사활동의 정착이 초기인 국내에서는 비전문가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을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단체에 연결시켜주는 곳이 몹시 드문 실정이었다. 대부분의 한국 시민단체들은 비정기적으로 단기간의 자원 봉사 프로그램만을 운영하거나, 아예 비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을 뽑지 않았다.

정기적으로 단원을 뽑고, 일정 수준의 교육도 받을 수 있는 곳은 없을까 물색하던 중 Korean Pioneers In Overseas NGOs(이하, 코피온)이라는 단체를 알게 됐다. 이 단체는 6월과 12월 두 차례 단원을 모집해 평균 6개월 정도 세계 10여 개국에 약 50여명의 단원들을 파견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지난 학기 말, 이 단체의 하반기 단원 모집에 지원했다. 기말고사 기간 동안 원서를 쓰고, 방학기간 동안 면접과 논술을 치렀다. 그리고 1월말쯤, 코피온으로부터 합격 소식을 전해 듣게 됐다.

자원봉사를 하러 가는 것이지만, 코피온의 각 단원들은 항공권이나 용돈을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한국보다 훨씬 사정이 열악한 제3세계 국가에 자비를 들여가면서 봉사활동을 하러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는 것이 처음 나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런 나의 생각은 코피온에 보이는 다른 지원자들의 열정을 보며 점차 바뀌어 가기 시작했다. ‘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꼭 선발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다른 지원자들에게 받은 신선한 충격은 실로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것이었다.

코피온에 선발된 후, 아프리카 가나로 배정 받아 자원봉사를 하러 떠나겠다는 내게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묻곤 했다.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좋은 일 할 수 있는데 왜 기어코 그렇게 못산다는 나라에 가서 자원봉사를 하려 하느냐’, ‘왜 사서 고생을 하려 하냐’ 그들의 물음에 나는 이 글귀로 대답을 대신하려 한다.

열정과 불의를 참지 못하는 정의감, 진리와 정의를 위해서라면 경솔해 보일 지경으로 목숨까지 내놓는 용감성, 뜨거운 열정과 힘찬 체력….인간 생명의 절정을 이루는 신비는 젊음에 있는지도 모르겠어(<‘젊다는 이유만으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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