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에 완공된 세종캠 산학협력관(산학관)1층 북측동 일부와 4층 북측동이 여전히 공실로 남아있다. 해당 공간은 산학관 설계 당시 신소재화학과가 이전하기로 했던 곳으로, 신소재화학과는 연구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과학기술1(과기관)에 남아있다. 현재 1층 북측동에는 3개 기업이 입주했지만, 아직 8개 호실이 공실이다. 4층 북측동의 경우 실험실과 연구실 18개가 모두 비어있다.

산학협력관 4층, 실험실로 쓰여야 할 공간이 비어있다
산학협력관 4층, 실험실로 쓰여야 할 공간이 비어있다

 

기기 이전이 주요 쟁점

  과기관에 위치했던 신소재화학과, 식품생명공학과, 생명정보공학과의 산학관 이전은 산학관을 설계하던 시점부터 계획돼있었다. 완공 이후 식품생명공학과와 생명정보공학과는 2020학년도 1학기 개강 전 각각 2층과 3층에 입주했지만, 신소재화학과는 공간문제로 연구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이전을 지금까지 미루고 있다. 시설팀 관계자는 신소재학과에 배정된 면적은 총 1480로 현재 과기관에서 사용하는 면적과 동일하다며 공간이 부족한 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소재화학과 측은 이사 과정에서 기기를 이전하는 데 여러 애로사항이 있어 당장 이동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손호진 신소재화학과장은 이전한 이후, 기기가 새로운 환경에 맞지 않을 경우 연구 중단과 그에 따른 타격이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손호진 학과장은 화학과는 분자라는 작은 단위를 연구하다 보니 연구기기에 따라 진동, 지열 등에 민감하다이전을 위해 장비를 해체했다가 재조립하면 기존 성능으로 돌아간다는 보장이 없고, 돌아간다고 해도 1년 반 정도가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기간에 학생들은 연구는 물론 졸업논문도 작성하지 못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전비용에 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손호진 학과장은 첨단기기 하나를 옮기는 데 3000만 원이 넘는다학교에서 지원을 해주려고 하겠지만 아무래도 부족할 거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설팀은 이전비용은 모두 학교 측이 부담한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다른 학과들이 이전할 때도 학과에서 별도로 부담한 비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시설 낙후 심해 vs 연구엔 최적

  시설팀은 과기관의 시설 낙후에 따른 안전상의 문제를 들어 신소재화학과의 이전을 바라고 있다. 해당 건물은 현재 배수관과 폐수관 등의 노후가 심각한 상태다. 시설팀 관계자는 “2010년에도 과기관 리모델링을 시도했지만 당시에도 신소재화학과의 연구 공백 문제 때문에 불발됐다“10년 전에 리모델링 돼야 했던 공간이라고 말했다.

  신소재화학과는 과기관이 연구를 하는데 최적의 장소라는 입장이다. 이미 기기들이 잘 기능하고 있고, 환경적으로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손호진 학과장은 개별난방으로 안전하게 난방을 하고 있고, 실험실에 빛이 잘 안 들어와서 오히려 연구에 적합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학교 본부는 학생 연구실만이라도 옮기자고 제안했지만, 신소재화학과 측은 연구실 옆에 교수 사무실이 없으면 사고가 발생할 때 즉각적으로 처리할 수 없어 안전하지 못하다고 제안을 거부했다.

  신소재화학과 학생들 역시도 산학관 이전에 적극적이지 않다. 유윤상 신소재화학과 학생회장에 따르면, 이전을 두고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의견수렴에서 산학관 이전을 원하거나 과기관 잔류에 반대하는 학생이 나오지 않았다.

  신소재화학과는 PEET(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 준비, 소속변경, 편입 등 학부생 유출이 많은 학과로, 학부 연구생 또한 많지 않다. 유윤상 학생회장은 “15학번의 경우 40명 정도가 입학했는데, 졸업반까지 남아있는 학생들은 10명 안팎이라고 전했다. 고학번 입장에서는 졸업을 앞두고 있고, 저학번 입장에서는 학부를 세종캠에서 마무리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학과 이전을 감내하길 원치 않는 상황이다.

  현재 학교 본부와 신소재화학과 측은 이전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신소재화학과가 계속 이전을 미룰 경우, 본부가 추진하는 과기관 리모델링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전망이다. 이에 신소재화학과에선 기기들만 과기관에 두고 나머지 것들을 이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손호진 학과장은 협의가 계속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공실이된 산학관 1·4층을 아예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송다영 기자 forever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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