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 학대로 인해 아이가 숨지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사건은 올해 1월 다시 재조명되어 피해자인 아이의 이름을 딴 법이 만들어질 정도로 사회에 큰 파급력을 불러왔다. 그리고 이 파급력의 중심에는 #(해시태그)정인아미안해 즉, SNS 해시태그가 있었다. 유명 연예인, 인플루언서, 필자의 지인들까지도 해시태그 릴레이를 이어갔다.

  필자는 정인이 사건을 다시는 잊지 말자는 좋은 취지에서 시작된 이 해시태그 릴레이를 바라보며 본래의 취지에서 벗어난 상식적이지 못한 행동으로 정인이를 또다시 피해자로 만드는 것은 아닌지, 우리가 이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할 뿐 아니라 마음속으로 공감하지만 그저 바라보는 방관자의 입장을 취하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해본다.

  #정인아미안해 챌린지는 실제로 많은 것을 이뤄냈다. 듣기만 해도 가슴이 찢어질 듯한 사건을, 불쌍하기 그지없는 정인이를 논의의 대상으로 끌어내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그러나 이 해시태그 챌린지는 다음이 없다. 어른이 미안해. 어른이 바꿀게. 그러나 정작 중요한 어떻게 바꿀게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함을 의미한다.

  정인이 법, 다른 말로 아동 학대 처벌법 개정안을 살펴보면 아동 학대를 신고하는 즉시 지자체 또는 수사기관이 수사에 착수하고 피해 아동이나 신고자를 아동 학대 행위자와 분리하는 등 기존 법에서 부족했던 사항들을 수정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정작 아동 학대 행위자와 분리하더라도, 이 아이들을 돌봐 줄 쉼터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운영되는 아동 쉼터의 예산마저 부족하다. 아동 학대로 피해받은 아이 중 절반도 안 되는 수가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을, 작년에만 2776명의 아이가 재학대를 받았다는 것을 해시태그 챌린지 참여자 중 몇 명이나 알고 있을까.

  해시태그 챌린지의 순기능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단지 정인이 사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제는 단지 챌린지로써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움직여야 할 때다. 이 사건들을 통해 깊이 깨닫고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여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여 정인이를 그저 동정의 대상으로만 남기는 일을 막아야 할 것이다.

김진성(정경대 경제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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