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해도 새내기 새로배움터가 취소됐다. 21학번 새내기는 물론, 코로나19가 잠잠해지리라는 희망을 품고 새터를 준비하던 선배들도 아쉽기는 매한가지다. 새터를 경험하지 못한 20학번은 어느새 선배이름을 달고 새내기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단과대 학생회들은 새터를 대체할 온라인 행사를 기획 중이다. 한편, 올해부터 신설되는 학과의 ‘1기 새내기들은 학교도못 가는데 선배도 없어 더욱 서럽다. 그런 신설학과 새내기를 위해서 발 벗고 나선 이들은 바로 타과 선배들이다.

  모두가 건강히 만날 날을 고대하며, 21학번 새내기를 환영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이들을 통해 2021 새내기 맞이 계획과 신설학과 학생자치단체 운영 계획을 알아봤다.

 

교육도 친목도 온라인으로

  각 단과대 학생회는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새터 대체 행사를 기획 중이다. 수강신청 방법이나 본교 건물 소개, 동아리 및 집행부원 소개 등 다양한 정보를 전달할 계획이다. 정연주(미디어21) 씨는 대체 행사를 통해 학교생활에 대해 알 수 있어 다행이라며 참여에 대한 열의를 보였다.

  친목 도모를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정보대, 이과대, 정경대는 조를 나눠 게임을 하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해 선후배가 서로 가까워지는 교류의 장을 연다. 김민성(보과대 보건환경21) 씨는 고려대학교만의 돈독한 선·후배 관계를 빨리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은서(미디어21) 씨도 동기와 선배들을 만나 추억을 쌓을 날들이 기대된다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기존 새터 일정에 포함됐던 교양 및 인권교육 프로그램은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소통의 한계로 인해 기존 세미나 이후 진행하던 토론이 불가능해져 인권 교육의 효과가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다. 최영주 보과대 비대위장은 인권교육의 중요성에 공감하나 비대면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는사정상 행사에 포함될지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세종캠퍼스는 단과대 차원이 아닌 총학 주체로 행사를 진행한다. 박재우 세종총학생회장은 기존의 모든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대체해 신입생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과대, 경영대, 생명대, 사범대는 단과대 차원의 대체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비대위 체제로 인한 집행력 부족과 온라인 행사 진행의 어려움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대신 경영대는 새내기를 위한 굿즈를 제작해 전달하고, 문과대는 학교생활 정보를 담은 안내 책자를 배포하거나 학내 방송국 영상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올해는 서울캠에 4(반도체공학과, 융합에너지공학과, 데이터과학과, 스마트보안학부), 세종캠에 3(스마트도시학부, 미래모빌리티학과, 지능형반도체공학과) 학과가 신설된다. 전기전자공학부와 화공생명공학과로 이뤄진 공과대학 신설학과 새내기맞이위원회에서 반도체공학과와 융합에너지공학과의 새내기를, ‘정보대학 새내기 새로배움터 준비위원회에서 데이터과학과 새내기를 담당한다. 스마트보안학부 새내기 역시 정보보호학부의 사이버국방학과 선배들이 맞이한다. 세종캠의 스마트도시학부 새내기는 총학생회가 맞이하며, 미래모빌리티학과와 지능형반도체학과 새내기 맞이 주체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들은 같은 과 선배가 없어 어려움을 겪을 신설학과 새내기들 맞이 행사를 기획했다. 지동환 전기전자공학부 학생회장은 “(반도체공학과 및 융합에너지공학과와)학과 성격이 비슷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준 회장 역시 같은 단과대 소속으로서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보보호학부 학생회장단 ‘ON_Line’사이버국방학과·스마트보안학부 간 교류활성화공약에 따라 개강 후에는 학과 간 학술·문화 교류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신설학과에도 뻔 문화가 자리 잡는다. 타 학과 선배들의 입양덕이다. 공과대학 신설학과 새내기맞이위원회는 신설학과 새내기의 뻔선이 되기를 희망하는 전기전자공학부 및 화공생명공학과 20학번 학생들을 연결해줄 예정이다. 정보대학 새내기 새로배움터 준비위원회 역시 데이터과학과 새내기를 컴퓨터학과 선배와 연결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학번으로 맺어지진 않았지만, 누구보다 뻔하지 않은 선후배 사이로 남부럽지 않은 뻔선 뻔후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빠른 자립 위한 학생회 업무 인수인계

  타과 선배들은 신설학과 학생회 운영에 도움을 주되 신설 학과만의 독자성과 자율성을 존중할 생각이다. 회칙 제·개정과 과잠 맞추기, 간식 행사 등 학생회 업무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과대학 새내기맞이위원회 측은 단과대 차원에서 최대한 도움을 주겠지만, 반도체 공학과와 융합에너지공학과의 대표자를 빨리 선출해 위임하는 것이 목표라며 과 단위 자치활동에 과도하게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버국방학과와 스마트보안학부는 당분간 통합된 학생회 체제로 활동하고, 과 단위 운영 방향을 추후 논의할 예정이다. 컴퓨터학과 역시 데이터과학과가 자리 잡고 스스로 운영될 때까지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것이라 밝혔다. 박재우 세종총학생회장은 신설학과 신입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민주적인 학생사회 문화가 자리 잡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전했다.

20학번도 선배는 처음이라

  대면 행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신입생을 맞이해야 하는 단과대 학생회는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18학번인 신세희 미디어학부 비대위장은 “20학번들에게도 많은 경험을 시켜주지 못해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정보대학 새터주체 최소정(정보대 컴퓨터 20) 씨는 “20학번이라 경험도 부족한데 아는 바가 없어 막막하다고 말했다. 경제학과 새터주체 이예빈(정경대 경제20) 씨도 비대면 프로그램의 한계 안에서 새터를 최대한 구현하려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새 출발에 긴장하는 새내기에게 선배들의 노력은 믿고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될 것이다. 문지원(경영대 경영21) 씨는 대체 행사에서 동기·선배들을 만날 날이 기다려진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지호(정보대 데이터21) 씨도 정보대학 컴퓨터학과 선배들이 챙겨주시니 든든하다고 전했다.

 

# “직접 만나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없어 안타깝지만 열심히 대체 행사를 기획 중이에요” - 장채연(미디어20)

# “대학 생활의 출발점인 새터가 취소돼서 너무 아쉽지만 온라인 새터도 기대돼요!” - 조성민(문과대 사학21)

# “헌내기 배움터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좋은 선배가 되고 싶거든요!” - 정채린(문과대 중문20)

 

아쉬움과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2021년을 맞이해야 한다. 직접 만날 수는 없지만, 선배호랑이들은 어떻게든 아기호랑이를 보듬어주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마주 보고 이야기할 날 기다리며, 대면할 수 없다면 비대면으로. ‘건강히만 오거라, 아기호랑이!

 

이성현·이현민 기자 press@

일러스트장정윤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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