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나는 보궐선거에 대해 몰랐다. 왜냐하면,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및 전국동시지방선거 외의 선거에는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보궐선거는 의원의 임기 중에 사직, 사망, 자격 상실 따위의 이유로 빈자리가 생겼을 때 그 자리를 보충하기 위해 실시하는 임시 선거이다. 이 때문에 보궐선거는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선거보다는 그 중요성이 떨어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단체장들의 남은 임기만을 수행해야 하므로 그 영향력은 낮을 수밖에 없다. 또한, 통상적인 선거와 다르게 보궐선거를 하는 날의 경우 법정 공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래도 주목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도, 보궐선거는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 및 총선 등의 선거에 앞서 지역민들의 의중을 살필 중요한 기회이다. 이는 지방자치제도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보궐선거는 엄연히 지역을 대표하는 단체장을 지역 내 주민들이 직접 뽑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보궐선거는 전국이 아닌 특정한 지역만 시행되므로 지역 내 현안에 초점을 두고 유권자들이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평소 선거라면 교육감, 기초의원, 광역의원 등 다양한 항목을 고려해야 해서 분산되는 지역 주민들의 관심이 보궐선거의 경우 투표해야 하는 항목이 한정되므로 지역 내 후보의 정책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올해 보궐선거의 경우 부산시장 선거의 경우 가덕도 신공항 문제,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뉴타운 조성 등 공공재개발과 관련된 현안들을 가지고 여야 후보들이 치열하게 정책을 내놓고 있다.

  보궐선거는 앞으로의 대선,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선거이다. 특히, 대통령 선거의 경우 보궐선거 이후의 임기가 불과 1년밖에 남지 않기 때문에, 선거결과는 대통령의 정책 지지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이다. 이는 부산 및 서울 광역단체장 후보토론회에서 야당 후보들은 정권심판론을, 여당 후보들은 대통령의 안정적 정책 시행을 내걸고 자신들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는 점에서 드러났다. 그만큼 이번 선거가 단순히 광역단체장을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보궐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보궐선거도 엄연히 선거이고, 각 선거는 중요도에 있어서 그 경중을 따질 수 없기 때문이다.

김태현(정경대 행정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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