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 1918호 보도면은 학내 소식을 간결하고 명료하게 전달한다. 전공관련교양·부전공제 폐지 등 학사제도 개편 소식과 기숙사 식당 기사까지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내용을 전달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행사 기사를 다룬다. 비대면 전환 이후 행사 기사 발행을 두고 분분한 의견이 나오는 시점에서, 고대신문의 행보는 행사 기사가 학교와 학생의 간극을 메우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군더더기는 과감하게 생략한 덕에 2면에 무려 6개의 기사가 담겼다. 다만 대부분의 기사가 단순 보도에 그치는 점은 아쉬웠다. 가령 직원노조 쟁의 기사의 경우 다소 표면적으로 다뤄진 느낌이 든다. 노사갈등의 타임라인과 양측의 간단한 입장만을 싣고 있다. 노조 측의 요구안을 취재함으로써 근로조건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열악했는지를 짚고, 6개월간의 교섭 끝에 학교 측과 타협안을 찾지 못한 이유 등을 자세히 다뤄 문제의식을 담아도 좋았을 듯하다. 심층 기사가 부족하다 보니 1면을 대표할 만한 메인 기사가 나오지 않아 아쉬운 감도 있다. 전반적으로 기사들이 간략하고 깔끔한 만큼, 생략된 부분은 없는지 아쉬움이 남는다.

  사회, 문화면에서 고대신문 특유의 유기적 구성과 시의적인 아이템 선정이 돋보였다. 우선 문화면에서 보도 연고링기사에 이어 클럽하우스 기사 역시 체험기 형식을 활용한 점이 눈에 띄었다. 스트레이트로 풀었다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아이템을 형식적 변주를 통해 친근하게 풀어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모은 플랫폼을 기사화한 만큼, 시의성 역시 갖췄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7면에서 건강기능식품 과장 광고 기사를 김경영 변호사 인터뷰로 실은 점은 다소 아쉬웠다. 법률 소재를 인터뷰로 쉽게 풀어내려는 시도로 보이지만, 답변에 법 조항과 판례가 포함되는 등 딱딱하게 전개돼 여전히 독자 입장에서는 가독성이 떨어졌다. 사례 위주로 답변을 구성하거나, 쉬운 서술로 풀어썼다면 어땠을까.

  이번 고대신문의 지면 활용은 센스 있고 현명했다. 하단광고 자리에 수습기자 모집과 고대신문 유튜브 자체 광고를 배치함으로써 신문사 홍보와 지면 공간이 남는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 연세춘추 역시 외부 광고뿐 아니라 자체 콘텐츠로 지면을 채우는 방법을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1면에서 점핑 기사로 비대면 시대라지만, 그래도 얼굴 봐야 친구죠놀이터에서 사업장까지, 다양한 SNS 전성시대를 위아래로 배치해 지면 전반적으로 통일성이 느껴졌다. 아이템뿐 아니라 구성이나 배치로도 일관성을 줄 수 있단 사실을 새삼 일깨웠다. 뉴미디어가 중요한 시대라지만, 신문사의 얼굴은 지면이다. 항상 기사와 지면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으로 좋은 자극이 돼주는 고대신문에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

박준영(연세춘추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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