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 재선거가 무산됐다. 벌써 세 번째다. 31020시 기준 예비 후보자로 등록된 선거운동본부는 없다. 고려대학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힌 바에 따르면, 고려대학교는 202111월에 진행될 4차 재선거 전까지 총학생회장단 없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된다. 총학생회의 부재. 과연 바람직한 모습인가?

  통상 총학생회는 학생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했다. 그들은 학생들을 대표하여 학생들의 권리를 수호하기 위한 목소리를 내고 권리 신장에 이바지하는, ‘우리들의 입과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고려대학교에서 우리의 입은 더 이상 열리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자는 두 가지 근거를 토대로 총학생회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고자 한다.

  첫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는 구조상의 특성으로 인해 업무 수행능력과 조직력이 부족하다. 비상대책위원회는 단과대 및 독립학부의 대표자가 그 장을 맡아 위원회를 꾸려 총학생회의 역할을 대신한다. 이미 단과대나 독립학부에서 회장직을 맡고 있는 비대위장은 비상대책위원회의 업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어 비대위의 업무를 수행하는 데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비대위는 총학생회에 비해 준비성과 사명감이 부족할 수밖에 없어 조직력이 떨어진다. 이는 곧 업무를 수행함에 그 추진력의 저하를 초래한다. 대학 수준의 집단을 이끌어갈 기관의 조직력과 업무 수행력의 부족은 집단이 건강하게 유지될 수 없음을 야기한다. 신속하고 정확한 업무 처리와 강한 추진력을 위해 총학생회는 필요하다.

  둘째, 비대위 체제는 최소한의 업무만을 담당할 뿐 학생의 권리를 위한 적극적 행위를 할 수 없다. 과거 총학생회가 특별기구를 두어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 신장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는 데에는 학생자치예산을 사용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비대위 체제 하에서는 학생자치예산을 사용하는 데에 있어 여러 제약이 따른다. 이로 인해 비대위 체제는 학생들을 위한 최소한의 역할만을 할 수 있을 뿐,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 못한다. 더욱 더 나은 학생들의 권리 신장을 위해 총학생회는 필요하다.

류재민(사범대 국교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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