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대 총학생회장단 3차 재선거가 무산됐다. 실효성, 조직성 발휘, 대표성의 실감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현 상황이 나쁘지만은 않다.

  우선, 코로나19는 대학생들로 하여금 물리적 대학 생활을 누리지 못하게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은 학회, 동아리, 전공 수강신청 등에서 더 다양한 관심사를 두게 되었다. 총학생회라 할지라도 학생들의 다원화된 이익을 잘 반영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현 시국에선 각 단과대나 과학생회라는 미시적 차원에서 학생들의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본다.

  다음으로, 총학의 부재 기간은 더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기 위한 준비기간이 되어야 한다. 총학생회는 비대위보다 체계가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는 이 장점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한다.

  2021314일 고대신문 기사에서는 비대위는 총학이 해야 했을 업무에 온전한 집중이 힘들며 인수인계 또한 힘들다는 인터뷰 내용을 수록한 바 있다. 바꿔 생각해보면, 다음 총학은 그동안 부족했던 업무를 처리하는 데 급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들은 선본 때부터 기획해왔던 사업을 온전히 진행하기 어렵다. 따라서 총학이 부재한 기간 동안 예비 선본 측에서는 어떤 업무를 수행할지에 대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학생사회 측에서는 그동안 끊겼던 총학생회 업무에 대한 인수인계를 효과적으로 진행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경험이 오히려 학생사회 재활성화의 계기가 된다는 점을 제시한다. KUBS뉴스에서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된 주요 원인으로 학생들의 무관심을 꼽은 바 있다. 그동안은 학생자치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 상황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우리들은 그동안의 복지가 당연하다는 듯이 살아왔을 것이다. 그러나 2020년 하반기 태블릿 pc 대여산업의 난항, 배리어프리 사업의 추진성 부족 등의 문제는 이러한 사업들을 필두에서 이끌 총학이 부재했기에 발생한 것이었다. 특히 학교와의 소통에 있어 총학은 가장 효율적인 통로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는 학생복지와 총학의 필요성을 절감할 것이다. 그렇기에 다음 총학생회는 더 높은 관심 속에서 학생사회를 이끌 수 있다.

임채은(사범대 가교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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