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선샤인>

별점: ★★★★★

한 줄 평: 보기 전보다 강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


  코로나19로 집에 콕 박혀 있는 당신, 볼만한 드라마 한 편 찾고 계신가요? 정신없이 일과 공부에 치여 사는 당신, 무엇 때문에 하는지를 잊어버리셨나요?

  <미스터 션샤인>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 격변하는 시대를 지나는 조선과 그 조선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얘기입니다. 때는 신미양요(1871), 상전에 의해 부모를 잃고 미 군함에 올라 미국에 가게 된 어린 노비가 미 해병대 대위가 되어 다시 조선에 주둔하게 됩니다. 그때 한 귀족 여성을 만나며 이 남자의 세상은 송두리째 흔들리죠.

  이 드라마에서는 서사 내내 강조되는 세 단어가 있습니다. (Gun), 글로리(Glory), 새드 엔딩(Sad ending).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이 세 단어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건은 총을 들고 외세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여자 주인공과 의병들을, 글로리는 구국을 위한 투쟁과 언젠가 맞이할 자주권의 회복을, 새드 엔딩은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가 비극적으로 끝이 남을 의미합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우리에게 던지는 문제의식은 많은 생각을 요구하며 해피 엔딩조차 아닙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꼭 봐야 하는 이유는 다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시각의 균형이 잘 잡혀 있습니다. 다음은 극 중 남자 주인공이 의병 운동을 하려는 여자 주인공에게 묻는 대사입니다. “귀하가 구하려는 조선에는 누가 사는 거요? 백정은 살 수 있소? 노비는 살 수 있소?” 양반 신분인 여자 주인공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자신이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문제였기 때문이죠.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은 이후 서사를 거치며 구체화되어 갑니다. 이처럼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당시의 부패한 조선의 사회를 비판하면서, 그럼에도 우리 손으로 구해야 하는 이유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기존의 일제강점기 근처를 다룬 작품들이 외세의 악랄함만을 보여줬다면, 이 작품은 그들과 다른 시각을 제시하며 폭넓은 생각을 하게 해줍니다.

  둘째, 작품 완성도가 놀랍기 때문입니다. 상징을 통해 절묘하게 주제를 나타내는 연출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고, 유명 뮤지션들이 대거 포진한 OST 또한 퀄리티가 매우 높습니다. 대사 하나하나가 문학적이고 아름다우며, 영상미는 거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더 말할 게 없죠. 보는 내내 눈과 귀가 즐거운 작품입니다. 수많은 상징이 작품 속에 내포되어 있으니 잘 찾아보세요!

  셋째는 등장인물들의 목적의식입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등장인물들은 누구 하나 빠짐없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확고한 목적의식이 있습니다. 물론 그 목적의식은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닌 많은 시련을 겪고 고민을 하며 형성된 것이죠. 자신이 이 일을 왜 하는지를 알기에 모든 것을 쏟을 수 있고, 그 길을 간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설령 목숨을 잃는다 해도 말이죠.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시는 분들, 밀려드는 일과 공부에 파묻혀 왜 이것을 하고 있는지를 잊으신 분들께 이 작품을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당신의 무료하고 공허한 일상에 좋은 친구이자 선생님이 되어줄 것입니다.

임영훈(글로벌대 글로벌경영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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