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은 우리가 수업 하나만 듣는 줄 아시는 게 분명해개강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곳곳에서 대학생들의 울분이 터져 나온다. 나중에 해야지, 미뤄두던 과제는 어느 순간 걷잡을 수없이 많아졌고, 얼마 남지 않은 마감 기한에 다크서클은 땅 밑을 뚫을 기세다. 잠시라도 쉬면 훗날 자신이 감당하지 못할 상황을 마주할까, 서둘러 노트북을 켠다.

  나라고 예외는 아니다. 3 시절에도 좌우 시력 1.5를 유지했지만, 대학생활 2년째인 지금 시력이 1.2로 떨어졌다. 한 강의 당 평균 과제의 양은 3개 내외, 늦은 밤까지 계속되는 공부에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까지 구입했다. 전공 강의 중 하나는 지금까지 총 4번의 과제와 시험을 치렀다. 좀처럼 과제의 늪에서 빠져나올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글을 쓰는 이 시점에도 블랙보드에 새로운 과제가 올라왔다. ‘... 제발...’ 그렇게 과제를 적는 다이어리의 페이지에는 한 줄이 더 추가됐다.

  요새 가수 이무진이 직접 만든 과제곡이라는 노래가 대학생들 사이에서 큰 공감을 얻고 있다. 밤새워가며 많은 과제를 해야 하는 대학생들의 마음을 저격한 리얼한 가사가 인기 요인이다. 서울예대에 재학 중인 자신의 경험이 노래에 그대로 실려 있다.

 

  ‘교수님 과제는 5개군요 네? 아뇨 불만없어요 다 해올게요 네.. 그렇게 잠도 안 자고 밤 새가며 다 하고 박카스 빈 병은 늘어나기만 하고 원래 피곤한 얼굴에 더해진 다크써클은 고장이 났나

- ‘과제곡

 

  나 역시도 매섭게 들이닥치는 과제를 해치우는데 꽤나 지친 상태였던 터라, 이 곡을 들으면서 약간의 통쾌함마저 느꼈다. 그러던 중, 문득 원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과제는 귀찮고 어렵긴 하지만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미리미리 내가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고, 새로운 개념도 알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렇다면 어차피 해야 하는 과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즐겁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니 이젠 과제를 마주하는데,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진서연 기자 stand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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