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우리 일상에 침투한 지 어느새 2년이 흘렀다. 이제는 TV 속 드라마 주인공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 되려 불편하다. 코로나 전후 풍경이 가장 상반되는 장소는 단연 학교다. 학생과 교사, 교수의 입을 빌어 코로나 이후 달라진 학교의 풍경과 원격 교육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 코로나 이후 일상의 가장 큰 변화는

  학생 구유나수업이 주로 비대면이다 보니 등하교 시간이 사라져 한층 더 여유로워졌어요. 수업이 일찍 끝난 날에는 좀 더 일찍 학원에 가서 공부를 하거나 휴식 시간을 가질 수 있고, 개인 시간이 늘어나서 정말 좋아요!”

 

  교사 이장한아무래도 비대면 수업이 늘어나서 원격으로 수업을 해야 하는 게 크죠. 현장에서 하는 수업보다 아이들을 통제하는 게 어려워서 난감한 적이 많았어요. 한번은 원격으로 수업을 하는데, 어떤 학생이 버스 타고 어디를 가면서 수업을 듣는 거예요. 그래서 어디 가냐물었더니 수업 끝나고 놀러 가려고 버스 안입니다그러더라고요. , 진짜로 장소가 궁금해서 물은 게 아닌데 말이죠.”

 

  교수 신희성교수·학습의 형태가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옮겨간 것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언론에서는 학습자 사이의 교육격차’, 즉 성취 수준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격차는 교수자에게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비대면 수업 형태가 지속되면서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다루는 기술을 중심으로 선생님마다 역량 차이가 나타나게 되고, 곧 수업 역량 차이로 이어지는 거죠. 그래서 한편으로는 표준화된 교육자료를 마련하자는 요구가 나오기도 합니다만, 교과교육이 검정교과서 제도를 확대해 나가면서 교육의 다양성을 지향하는 것을 보면 그것이 옳은지에 대한 의문은 있습니다.”

 

  - 원격 수업과 대면 수업 차이는

  교수 신희성학교라는 공간이 가진 힘이 있습니다. 비대면 원격 수업은 그런 공간의 힘을 무화시켜요. 학습자와 교수자의 소통, 학습자와 학습자 사이의 소통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상호작용의 부족이 반드시 학습 결손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다만 확실한 건, 자기주도 학습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원격 수업 환경에서 학습 방향성을 유지하기 훨씬 힘들다는 거죠.”

 

  학생 정예원원격 수업은 모르는 부분을 다시 돌려 들을 수 있어서 좋아요. 집에서 편하게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인 것 같고요. 그런데 아무래도 다시 들을 기회가 있다는 걸 아니까, 막상 정규 수업 시간 때는 집중을 안 하게 돼요. 실시간 수업이 아니면 놀다가 한꺼번에 몰아 들을 때가 많아요. 대면 수업은 원격수업보다 피곤하고 수업 진도 따라가기 급급하지만, 확실히 선생님, 친구들과 교감이 많이 이뤄지는 것 같아요.”

 

  - 비대면 수업에서 불편한 점은 없나

  교사 이장한아이들 성적 격차가 벌어지고 사회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죠. 작년에 겨울방학 수업을 원격 수업으로 진행했는데 올해 1학기 개학하고 아이들을 만나니 학력 격차가 분명히 벌어졌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원래 중위권이었던 아이들이 가장 걱정이에요. 상위권은 어딜 내놔도 공부를 열심히 하고 하위권 아이들은 학교 안이나 밖이나 공부를 안 해요. 문제는 그 사이에 있는 친구들인데, 이 아이들은 학교에 와서 선생님이 공부를 시키고 친구한테 자극도 받으면서 성적을 유지해요. 학교에 나오지 못하면 중위권 아이들은 그대로 하위권으로 이동하게 될 위험이 큰 거죠.

  제가 학생생활부장을 맡고 있는데, 요즘 아이들의 사회성이 심각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걸 느껴요. 등교 수업을 해도 방역이나 거리두기 때문에 단체 생활이 없거든요. 집에서도 혼자, 학교에서도 혼자, 어딜 가나 혼자니까 어쩌면 자연스러운 거죠. 학교가 지식을 전달하는 학업적인 부분뿐 아니라 또래 집단과의 유대관계라든지 사회성을 심어주는 역할이 중요한데 그게 안 되는 거죠.”

 

  예비교사 곽동헌학생이 수업에 집중하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 가장 불편합니다. 대면 수업에서는 학생들과 즉각적인 소통이 가능한데, 비대면 수업의 경우에는 이 친구가 필기를 하고 있는 건지, 낙서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어요. 한번은 한 학생이 화면에서 마구 손을 움직이길래 열심히 필기를 하는구나했거든요. 나중에 교과서를 확인해보니까 빈칸인 거예요. 결국 낙서를 했던 건데, 이런 부분을 제지할 수가 없는 거죠.”

 

  학생 구유나코로나 이전에는 선생님께 직접 전달사항을 안내받고 대화를 하니까 소통이 빠르고 정확했어요. 비대면 상황에서는 공지가 늦게 올라와서 확인을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대면 수업보다 비대면 수업에서의 수업 분위기가 더 어둡다는 느낌도 있어요. 대화도 거의 없고,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수업하시는 방식이니까 실시간으로 수업을 진행해도 소통이 잘 되지 않아 불편했습니다.”

 

  - 코로나가 종식되고 대면 수업으로 돌아간다면

  학생 이해슬일상을 돌려받은 것 같아서 엄청나게 행복할 것 같은데요? 학창 시절에만 누릴 수 있는 행복이니까요. 상상만 해도 즐겁고 설레네요. 정말 원래대로 다시 대면 수업의 형태로 돌아가면 좋겠어요.”

 

  예비교사 곽동헌개인적으로 대면 수업을 더 선호하죠. 교과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홈스쿨링 같은 비대면 방식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지만, 고민상담, 진로상담처럼 학생을 사람 대 사람으로 케어하는 데에는 대면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확신합니다. 더 이상 비대면 수업이 지속된다면 학교의 역할이 이대로 퇴색되어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있어요. 학생은 학교에서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요. 온라인 학습으로 시험문제 정답은 찾을 수 있을지 몰라도, ‘라는 사람이 누군지 발견하는 것도 가능할지는 의문입니다.”

 

  교사 손석근지식교육보다도 인성교육이 확대돼야 합니다. 코로나로 사회성이 떨어진 아이들의 충격을 회복하는 교육이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환자를 신경정신과 의사가 치료하듯이, 학교 단위의 인성교육을 집중적으로 진행해야 할 것 같아요. 행동 정서발달 조사, 심리상태 분석, 상담이 필요해요. 코로나 이후 학생들의 행동정서발달 결과를 보면, 관심을 가지고 살펴야 할 아이들이 예전보다 훨씬 늘어났어요. 자살 충동을 느낀다던지, 자해를 시도했다거나 분노조절 장애를 겪는 친구들이요.”

 

  - 앞으로 교육의 방향성

  교사 손석근코로나가 우리 사회를 더 발전시키는 촉매제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교육 활동이 많거든요. 이번에 처음 학부모와 학생에게 줌으로 생활기록부 컨설팅을 진행했는데 상당히 효과적이더라고요. 예전에는 일일이 종이를 출력해서 설명하니까 전달력이 떨어졌는데, 이제 화면에 자료를 공유해서 펜 대신 마우스로 짚어가며 설명하니까 훨씬 편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온라인 수업의 장점은 더 강화하고, 코로나로 인해 벌어진 교육격차나 인성교육의 부족은 대면 교육으로 보완해서 학생 개개인을 지도할 수 있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수 김경근앞으로도 코로나 상황이 더 길어질 수도, 전혀 다른 양상의 사회적 재난이 찾아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난상황에 언제든지 대처할 수 있도록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교육의 효과를 높이는 방법을 연구해야 합니다. 교사를 양성하는 단계부터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와 원격 수업방식을 숙지하고 비대면 상황에서 학생들의 집중력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하게 해야 합니다. 전통적인 교육 방식보다 더 밀도 높은 수업이 가능해지고,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겁니다.”

 

· 사람들 정보

곽동헌(충남대 국어교육17) 예비교사

구유나(·19) 학생

김경근(사범대 교육학과) 교수

손석근(세종대성고 3학년 학년부장) 교사

신희성(본교·한국어문교육연구소) 교수

이장한(세종대성고 생활지도부장) 교사

이해슬(·19) 학생

정예원(·19) 학생

 

송정현 기자 lipton@

일러스트장정윤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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