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교생 실습을 위해 학교에 가도 학생을 마주할 기회는 반의 반으로 줄었다.

코로나 2년 차, 아이들은 베테랑

2주 함께했지만 얼굴은 몰라

 

  경희중학교 1학년 3반 교생 선생님으로 교육실습을 하게 됐다. 원래 4주였던 실습 기간은 코로나로 인해 반 토막이 났다. 외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자 내린 결정이라고. 2주간의 교생 실습 첫날, 아이들로 북적여야 할 학교가 휑하다. “아 연락 못 받으셨구나, 코로나 때문에 격주로 아이들이 등교하거든요. 이번 주는 원격 수업 주라 아이들 못 보실 거예요.”

 

  등교는 줌으로, 진로체험은 링크 접속으로

  “어머니, 진우(가명)가 아직 자가 문진표를 안 올려서요. 네네, 확인하시고 바로 부탁드려요.”

  담임선생님의 일과는 학생들 자가 문진표 확인으로 시작된다. 아이들 대부분이 아침조회 전 모바일로 문진표를 올리기는 하지만, 하루에 한두 명은 꼭 지각이다. 아이들은 학교 교실 대신, 랜선을 타고 반마다 지정된 링크로 등교한다.

  화면 속으로 처음 대면한 아이들은 원격수업에 꽤 능숙해 보였다. 아이들이 원격 수업 방식을 다 숙지하고 있냐고 묻자 담임선생님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원격 수업을 해본 아이들이라, 저보다도 더 잘 알아요라고 답했다. 심지어 반장인 준수(가명)는 각 수업시간마다 들어오시는 교과 선생님께 화면 공유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단다. 화요일과 수요일은 6교시 후 진로체험 시간이 있다. 이 역시도 온라인으로 운영되는데, 아이들은 다양한 링크 중에서 익숙하단 듯 자신이 속한 체험 반으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수업을 듣는다.

 

  거리두기를 유지하시오

  순식간에 일주일이 지나고 드디어 아이들과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날이 밝았다. 교생 선생님으로서 처음 맡은 일은 등교 지도였다. 1층에 비치된 비접촉 체온계를 통해 아이들의 체온을 확인했다. “정상 체온입니다라는 기계음이 확인되면 아이들은 옆에 비치된 소독제로 손을 소독하고 난 뒤 교실로 들어갔다.

  학교 곳곳에 방역쌤이라는 명찰을 단 분들이 눈에 띄었다.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하루 두 번 교실을 소독하고, 쉬는 시간에는 아이들의 거리두기를 돕는 역할의 선생님이다. “원칙상으로 학교에서는 쉬는 시간을 포함한 모든 시간동안 아이들의 이동이 금지돼 있어요.” 쉬는 시간에도 아이들은 서로 거리두기를 유지해야 한다.

 

  이름만 불러준다고 꽃이 될까?

  일주일이 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 반 아이들과 꽤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 복도에서 마주칠 때면 먼저 아는 척하며 팔꿈치를 부딪쳐 인사하고, 체육 시간에 티볼도 하고, 몇 명과는 점심시간에 짬을 내어 일대일 상담도 했다. 교생 생활이 끝났다는 후련함보다 아쉬움이 먼저 들었다. 아이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는 종례시간, 서로 아쉬운 마음을 표하고 나의 교생 생활은 끝났다.

  매일 마스크를 쓰고 아이들과 대면하다 보니 마스크 없는 아이들의 얼굴을 떠올릴 수 없다. 코로나가 종식되어 마스크를 벗는다고 해도 아이들이 나를 알아볼 길은 없다.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너는 나에게로 와 꽃이 되었다는 시 구절도 있는데, 얼굴 없는 호명도 꽃이 될 수 있나.

 

송정현 기자 lip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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