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 도전! 성취! 10기 파이팅!”

▲ 발단식을 가진 후 코피온 10기 단원들과 함께
한 주간의 합숙훈련과 한 달간의 교육 과정이 모두 끝난 후, 드디어 총 38명의 단원들이 10여개의 제 3세계 국가에 파견될 것임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발단식을 가졌다. 단원들은 다들 평소보다 훨씬 긴장한 모습이었다. 이미 정이 들만큼 들어버린 단원들은 서로 손을 잡고 이런 저런 준비과정들을 얘기하며 애써 두려운 마음을 떨쳐보려 했다.

‘돈키호테처럼 무모해 보이는 일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여러분들이 진심로 존경스럽다’는 축사를 들으며 잠시 긴장된 표정을 풀었다. ‘봉사하고, 도전해서 꼭 목적한 바 꿈을 성취하고 오라’는 사무총장님의 당부 후에 “구호 외치고 10기 파이팅 한번 합시다!” 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멋쩍게 웃으며 다들 파이팅 하는 포즈로 카메라 앞에 서서 사진을 촬영했다. 이제 단원들에게 남은 가장 중요한 일은 자신이 갈 기관과 접촉해서 출국 일자를 정하는 것, 그리고 적당한 시기에 출국하는 것이었다.

내가 가기로 배정된 나라는 아프리카에 있는 ‘가나(Ghana)’! 코피온 파견국 중에서도 가장 열악한 나라였다. 가나라는 나라에 대해서 떠오르는 것이라고는 쵸콜렛 밖에 없던 내게 그 곳에 가 6개월을 지낼 준비를 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어떤 나라인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심정으로 차분히 준비해 나갔다.

가나는 아프리카 대륙의 서해안에 위치한 나라이다.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1957년 아프리카 최초로 독립했다. 당시에는 대륙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였지만 군사독재를 겪으면서 나라가 파산지경에 이른 적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정치가 안정되었고, 코코아 등의 원료 수출을 주 수입원으로 해 점차 성장하는 추세에 있다. 이 나라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만큼 유럽 쪽에서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건너와 활동하고 있다. 이들 이외에도 세계 각지에서 여러 형태의 자원봉사자들이 들어와 나름대로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내가 파견될 NGO인 Brotherhood link international은 이 나라의 수도인 아크라(Accra)에 위치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을 현지의 학교에 연결시켜주는 업무를 하고 있다. 그 곳에서 나는 자원봉사자들을 필요로 하는 현지의 학교에 영어, 불어, 사회, 과학 과목 등을 가르치는 정식 교사로 파견될 예정이다.

가나로 가기로 결심 한 후, 이런 저런 준비를 하는 동안, 부모님의 걱정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황열병 예방주사를 맞고 오는 날엔 그런 예방주사를 맞아야 출국시켜 주는 나라에 간다는 사실에. 말라리아 약을 처방 받아 오는 날엔 말라리아 모기가 득실거리는 곳으로 간다는 사실에. 약 2백만원 상당의 항공권을 예약하고 온 날엔 그렇게나 항공권이 비쌀 정도로 한국과는 너무도 먼 지구 반대편까지 간다는 사실에 놀라며 가나로 가고자 하는 나의 결심을 되돌려 놓기 위해 갖은 애를 다 쓰셨다. 하지만 나는 결심을 되돌리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아직 한국의 많은 사람들에게 낯선 곳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곳도 분명 사람이 사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 아니겠는가. 부딪쳐 경험하고 멋지게 돌아올 것을 다짐하며 나의 마음은 이미 가나로 떠나고 있다. Korean Pioneers In Overseas NGOs. - KOPION. 나는 세계로 떠나는 한 명의 개척자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