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헌터>

별점: ★★★★★

한 줄 평: 대화를 나누는 두 남자, 나도 모르게 숨을 멈추고 있다.


  최근 영화 대한민국 영화 트렌드는 범죄, 스릴러 또는 수사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최근에 나온 영화들을 보고 나오면 뭔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영화의 특성상 러닝 타임이라는 제약이 있어 많은 내용을 다루기 힘들기 때문에 드라마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내가 소개할 작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마인드 헌터. 197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연쇄살인 같은 흉악 범죄자들을 잡기 위해서 FBI에서 처음으로 프로파일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는 시기를 그린 영화이다. 당시 미국은 연쇄살인사건이 급격하게 늘어났던 시점이다. 지금은 범죄자들의 심리를 분석해서 범인을 잡는 프로파일러라는 직업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드라마의 첫 장면은 5명의 인질을 잡고 인질극을 시도하는 남성과 주인공인 홀든 요원이 대화를 하려고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면서 첫 장면이 끝난다. 홀든 요원은 이러한 중범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그들의 심리를 파헤쳐야 한다고 생각해 수감되어 있는 에드먼드 캠퍼라는 범죄자를 찾아간다. 비록 영화이지만 실존 인물인 에드먼드 캠퍼는 2m를 웃도는 키에 100kg을 훌쩍 넘은 거구로 IQ145인 지능적인 흉악범죄자이다. 그는 미성년자 때부터 살인을 저질러왔으며 10명의 사상자를 냈다. 홀든 요원은 에드먼드 캠퍼와의 인터뷰에서 흉악범죄자들의 심리를 파헤치고 다른 범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그들의 추악한 생각들을 파악해나간다.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 얻은 정보들을 토대로 연쇄살인마들의 생각을 미리 예측하여 그들을 체포한다. 하지만 그들을 만날수록 그들과 생각이 동화가 되어가는 아이러니를 겪게 된다.

  ‘마인드 헌터는 프로파일러의 초창기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1화를 보면 도대체 이건 무슨 드라마지?’ 싶을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범죄 수사물들은 몇몇의 천재들이 모여서 단서 하나로 모든 것을 유추해내고 심지어 사건이 벌어진 상황들을 정확히 머릿속에서 구현해내고는 한다. 하지만 다른 영화, 드라마들과는 다르게 마인드 헌터연쇄 살인이라는 단어조차 존재하지 않았던 시점을 다루고 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던 이전의 범죄 수사물 주인공들과 다르게 마인드 헌터에서는 주인공 홀든이 우리처럼 연쇄 살인마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하지만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우리는 그들의 심리를 읽을 수 있고 그들의 행동 패턴을 읽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홀든이 연쇄살인마들의 행동을 예측할 때 드라마를 보고 있던 관객들도 살인마들의 행동을 예측하려고 애를 쓴다. 예측이 들어맞았을 때 통쾌함을 느낄 수 있고, 때로는 예측과 다르게 사건이 벌어졌을 때 주인공 홀든과 마찬가지로 좌절감을 느끼고 살인범에 대한 분노감을 우리는 느끼게 된다.

  여태까지 봤던 범죄 수사물들은 잊는 게 좋을 수도 있다. ‘마인드 헌터는 전개가 느리고 상당히 어둡기 때문에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그녀들의 발칙한 반란또는 예측 불가한 그놈들이 왔다!’ 같은 문구가 달린 영화들에 질렸다면 느리지만 묵직한 마인드 헌터는 어떤가?

 

임학현(과기대 전기융합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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