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세종캠 학생이 서울캠 동아리연합회(동연) 회장단 선거에 부후보로 출마했으나 논란 끝에 4월 20일 선거관리위원회 회의에서 후보등록이 취소됐다. 동연 부회장은 동아리들을 대표할 뿐 아니라 전학대회 대의원으로 서울캠 학생들을 대표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가 후보로서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뤘고, 맥락에 공감할 수 있었다. 다만, 국장 인준 취소에 이어 동연도 결정을 번복했다는 건 학칙과 회칙 검토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동연의 상황은 학생들이 대표자 후보에 대해 쏟는 관심만큼 학생사회의 존속을 위해서도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걸 보여준다.

  하지만 이 해프닝은 결국 ‘혐오’로 점철돼 버렸다. 해당 학생에 대한 조롱과 다른 세종캠 학생들까지 싸잡아 비난하는 몇몇 게시글들은 논점을 흐렸고, 자신들의 편협한 시각을 스스로 증명했다. 일부 언론은 이 혐오 발언에 집중해 고대생들을 우월의식에 젖은 이들로 매도하는 자극적인 기사를 작성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도 넘은 사이버폭력’을 질타하는 인터넷 기사의 댓글창은 ‘고대생의 인성은 글러 먹었다’는 원색적인 비난으로 가득찼다. 어설픈 논리를 내세워 자신의 생각을 정당한 비판처럼 포장한다는 것이 이 둘의 공통점이었다. 그러나 익명성 뒤에 숨어 내비친 혐오일 뿐이라는 것엔 변함이 없다.

 

강민서 취재부장 j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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