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떠먹여 주는 게 아니라 씹어서 먹여주려는 정도는 돼야···” 편집회의에서 질문형 헤드라인을 지양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매체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면서 물음표로 끝나는 헤드라인은 독자에게 ‘어쩌라고’라는 반응을 낳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씁쓸하지만 이제 신문사 입장에선 입을 벌리고 씹어서 먹여주길 기다리는 독자도 귀하다.

  방학 중에도 학생기자들은 온·오프라인 출근을 병행하며 내부교육을 진행 중이다. 하루는 신입기자들에게 연습 기사를 작성해오라는 과제를 내줬다. 피드백을 준 지 두시간이 지나자, 한 명을 제외한 모두가 수정본을 업로드했다. 오전에 가장 먼저 피드백을 준 기자는 퇴근 시간인 오후 4시가 돼도 수정본을 제출하지 않았다. 기자에게 물어보니 “헤드를 고민 중”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헤드라인 하나를 완성하는 데 5시간이 걸린다니 그래도 속는 셈 치고 기다렸다. 결국 오전 11시에 준 피드백은 저녁 7시가 다 돼서야 받았다. 8시간이 지나 받은 기사는 놀랍게도 그럴 듯했다. 누가 봐도 고민 끝에 나온 제목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편집회의에서 나온 구체적이되 명쾌한 헤드라인이었다.

  헤드라인 하나를 짜기 위해 하루 반나절을 씨름하는 기자가 이 여름을 더 뜨겁게 하고 있다. 모든 것을 잘근잘근 씹어 차려줄 준비가 돼 있다. 그러니 부디 그대, 입만 벌리고 기다려달라.

 

 

송다영 취재부장 forever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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