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성 통한 신뢰는 출판사의 자산이다
투명성 통한 신뢰는 출판사의 자산이다
  • 이성현 기자
  • 승인 2021.07.24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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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다산북스 김선식 대표 인터뷰

한눈에 인세 내역 확인 가능해

출고량과 판매량 간 시차 발생

중소출판사 위한 정책 지원 필요

김선식 대표는 "저자가 개별적으로 자신의 인세를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인세 투명성이 확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출판계의 인세 누락 문제가 잇따라 제기되며 투명한 유통 과정 공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출판사 다산북스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인세 공유 프로그램20202월부터 저자들에게 제공하며 정산된 인세와 판매 데이터를 공개한다. 도서 판매정보 공개에 앞장서고 있는 다산북스 김선식 대표는 저자와 출판사가 서로를 신뢰하는 출판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식 대표에게 국내 인세정보 공개의 현황과 미래를 물었다.

 

  - 인세 공유 프로그램 개발 계기는

  “저자와의 관계에서 투명한 판매 정보공유와 그에 따른 인세 정산은 출판업의 기본이지만 잘 실천되지 않고 있다. 출판계에서 저자와의 신뢰는 매우 중요하다. 신뢰가 쌓여야 저자와 출판사 간에 더 많은 협업이 가능해진다. 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위해 인세 공유 프로그램을 고안했다. 도서 계약, 인세액 지급 등의 정보를 매달 업데이트하고, 3개월에 한 번씩 인세를 정산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인세 공유 프로그램을 통해 저자가 우리 출판사를 신뢰하도록 한 것이다.”

 

  - 인세 공유 프로그램을 설명한다면

  “저자들은 인세 조회 서비스에 신원을 입력하면, 도서판매 정보와 인세 내역을 열람할 수 있다. 인세 공유 프로그램은 출고 시스템과 연동돼 있고, 조회 시점으로부터 15일 이전까지 인세 금액을 자동으로 계산해 보여준다. 예를 들면 715일에는 책 출간 시점부터 630일까지의 판매부수와 인세를 확인할 수 있다. 업데이트되는 정보는 가공하지 않은 데이터 그대로 제공돼 조작이 불가하다.

  또 전자책 구독 서비스는 연 단위로 계약을 하는 등 기간당 가격을 정해 납품하는데, 이 역시 계약에 맞게 정산해 보여준다. 현재 90% 이상의 저자가 이 프로그램에 등록했을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 여러 출판사가 판매부수를 공유하는 시스템이 마련되기 시작했는데 

  “현재는 실시간으로 판매부수를 확인할 수 없지만,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1~2년 이내에 실시간 판매부수 공개는 이뤄질 것으로 본다. 실시간 판매부수 공유가 시행되면 70%~80%의 판매량을 확인할 수 있어 저자들이 자신의 판매부수를 객관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인세의 투명성을 위한 과제는 남아 있다. 실시간 판매부수 공개가 곧바로 인세의 투명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추진하는 출판유통통합전산망, 대한출판협회가 진행하는 도서판매정보공유시스템 같은 실시간 판매부수 공유시스템은 인세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판매부수와 달리 인세 정보는 출판사의 영업정보여서 이를 대외적으로 공개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인세는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 작가마다 다르다. 그렇기에 인세 관련 정보를 공공연하게 밝힐 수는 없고, 저자 개인한테만 공개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실시간 판매부수 공유와 인세 내역 공개는 다른 영역이다. ‘인세 공유 프로그램처럼 저자가 개별적으로 자신의 인세를 확인할 프로그램을 제공해야만 투명성이 확보될 것이다.”

 

  - 인세 투명성이 출판계에 자리 잡기 위해서는

  “출판사들이 출고량을 판매량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위탁판매 체계라 출고한 후 서점에 있다가 반품되지 않아야 판매된 것으로 종결된다. 인세 공유 프로그램에서 출판사는 출고량을 판매량으로 봐야 한다. 판매가 아닌 것도 판매로 보고 있으니 저자들에게 10% 이상의 인센티브를 주는 셈이다.

  이렇게 출판사 측이 출고량과 판매량의 차이만큼의 손실을 감수하지 않고는 인세 공유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렵다. 인세를 정확히 지급하기 위해 반품이 들어오기를 기다려 오차를 줄이려고 하면 정보공개시점이 지연되기 때문이다. 공개 시점이 몇 개월씩 늦어지면 현황을 곧바로 반영해 보여준다는 인세 공유 프로그램의 취지를 잃게 된다. 손실을 감수하고 저자와의 신뢰를 쌓을 것인지, 그 결단이 출판사에게는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그래도 이런 방식이 장기적으로 더 큰 이득을 가져온다. ‘기본을 확실히 하는 출판사라는 평가를 받으며 좋은 저자를 만날 수 있었다. 겉으로 보면 출판사가 조금 손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브랜드 가치에 더 큰 이득이 있다. 다른 출판사들도 그러한 점을 고려해 한국 출판 생태계를 함께 발전시켰으면 좋겠다.”

 

  - 중소출판사까지 인세 공유 프로그램 사용을 확대하려면

  “중소출판사는 인세 공유 프로그램 구축을 위한 인력을 배치하기가 어렵다. 대안 없이 왜 인세 공유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냐고 묻는 건, 중소출판사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나 한국출판인회의 등 공신력 있는 단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들이 인세 공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무상 보급해야, 중소출판사에도 이 시스템을 이용하는 문화가 마련될 수 있다. , 중소출판사들의 인세 공유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관리해주는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중소출판사도 저자와 신뢰를 기반으로 상생하는 출판문화를 만들 수 있다.”

 

| 이성현 기자 saint@

사진 | 서현주 기자 zm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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