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이지만, 2021년의 여름은 작년과는 달랐다. 맥없이 취소됐던 행사들이 예년의 아픔을 딛고 저마다의 뉴 노멀한 방법을 찾아냈고, 우리는 부쩍 2년 만의 개최 소식을 자주 접하고 있다.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다.

  고대신문 방학호도 국제하계대학 재개 소식으로 문을 열어 다시 만난 독자들에게 반가운 인사를 전했다. 기사 본문에 하계대학 온라인 개최로 인한 애로사항이 담겨있기도 했으나, 전반적으로 생기가 느껴지는 사진과 헤드라인으로 1면을 꾸며 방학호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이어지는 기사들은 이런 기대감을 충족할 만큼 다양하면서도 흥미로웠다.

  사회면을 채운 청년마을에 대한 기사가 인상 깊다. 청양 청년마을 활동 스케치에서 출발해 청년마을의 향후 방향성을 제시하는 심층 인터뷰에 이르기까지 탄탄하고 내실 있는 보도로 읽는 내내 기자의 취재 열정을 후끈하게 느낄 수 있었다. 청년마을의 궁극적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8면 말미의 진단은 자칫하면 누구나 낼 수 있는 이상적인 결론 수준에 머무를 뻔했으나, 9면에서 청년마을 사업을 직접 이끌어나가고 있는 공동체장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것이 현장에서의 실질적 요구임을 설득하고 있다. 이외에도 종암서재와 베이퍼웨이브에 대한 기사는 방학의 설렘을, 임승호 대변인과의 인터뷰는 시사이슈를 놓치지 않은 옹골참이 느껴졌다.

  다만 방학호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교내 이슈 보도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남는다. 학생회관 야간 폐쇄에 대한 기사에서 동아리들의 위기를 짚어냈지만, 말 그대로 짚은 수준에 그친 것이 특히 그렇다. 가을축제의 개최 전망보다는 현 폐쇄 상황에서 파생됐거나 될 수 있는 문제들에 집중해 취재했다면 동아리 소속 학우들이 더욱 관심을 가졌을 것이며, 헤드라인과도 보다 긴밀한 보도가 되었으리라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방학호가 불특정 다수의 청년에게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제공한 것은 사실이지만, 학보사로서 고대신문의 주 독자층이라고 할 수 있는 고려대 학우들에 대한 유인이 있었는지는 미지수다. ‘

  학생사회의 위기란 언제나 있어왔다고 농담 삼아 말하곤 하지만, 고려대학교라는 공동체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이 전반적으로 저하된 작금의 위기는 왜인지 우리에게 조금은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그 가운데에서 우직하게 고대 돌아가는 이야기를 전하는 고대신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드리며, 다가오는 학기에는 더 많은 학우들이 기꺼이 탐독하는 고대신문이 되기를 바란다.

 

강윤서(KUTV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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