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녀>

별점: ★★★★☆

한 줄 평: 예쁜 파스텔 톤 스크린 속 재치 있는 대사와 톡톡 튀는 아이디어


  <소공녀>는 위태롭고 취약한 작은 소녀’, ‘어린 소녀의 모습을 통해 한국의 청춘 세대를 다룬다. 제목은 ‘Microhabitat(미생물 서식 환경)’으로도 달리 해석되는데, 이는 영화 속 집과 관련된 다양한 생활양식과 연결되어 있다.

  사람들은 집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인 것처럼 굴고, 나아가 더 좋은 집을 가지기 위해 분투하나 그 안에서 자유롭기는커녕 억압된다. 마치 좁다란 공간에 다닥다닥 붙어사는 미생물처럼. 세상이 이렇게 넓은데 왜 다들 그 작은 네모상자에 몸을 구겨 넣지 못해 안달일까. 영화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집에 대한 집착은 현대를 사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 틀에 맞지 않는 주인공은 우리 사회가 가지는 집에 대한 관념에 저항한다.

  주인공 이름은 미소. ‘micro(미소한)’옅은 웃음의 중의적 의미를 가진다. 이 영화는 ‘N포세대라 불리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태어날 때부터 입에 물린 수저부터 다르고, 오는 기회조차 다르다. 세상 돌아가는 것도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것들을 지키며 살아가는 이가 있다.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 미소다.

  미소는 현실을 외면하지도, 부정하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취향 하나만큼은 지키고 살겠다며 과감히 집을 포기한다. 그렇다고 영화가 슬픈 것은 아니다. 그저 담담히 현실을 묘사하고 있는 서사가 꽤 매력적이다. 취향을 지키는 것, 소신대로 살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요즘 세상에 살아가기는 쉽지만은 않다. 그런데도 처절한 현실을 담담히 살아내는 미소를 통해 우리는 위로받을 수 있다.

  미소는 조금 고단하지만,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믿는다. 유일한 안식처라고 믿는 위스키와 담배를 포기하지 않았으니까.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것은, 단순히 돌아갈 수 있는 집이나 안정적인 직장이 아니라, 미소가 가지고 있는 것처럼 자신만의 견고하고 단단한 마음이지 않을까?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는 것만으로도 걱정의 무게는 얼마든지 덜 수 있다. 틀에 박힌 생각과 관념의 벽을 무너뜨리고 이러면 어떨까?’, ‘이것도 괜찮겠네라고 되뇌며 나름대로 정한 자신만의 나침반을 두고 사는 것은 어떨까.

  ‘왜 우린 살아가면서 자신의 존엄을 희생해야만 할까?’, ‘왜 우리는 좋아하는 것과 집 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사회를 살아야 할까?’와 같은 물음들을 생각하며 영화를 본다면 소공녀를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정예은(공정대 공공통일학부21)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