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교육기관에 무제한 무료로 제공해오던 G Suite for Education 서비스의 용량을 기관당 총 100TB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본교는 2018년 2학기부터 학교 도메인으로 구글 포토, 구글 드라이브, 구글 메일 등을 이용해왔다.

  디지털정보처에 따르면, 메일 계정에 등록된 교내 구성원 중 구글 메일을 사용하는 사람은 89.5%이며, 대부분의 학교 업무에 필요한 서버는 구글을 이용해왔다. 본교는 현재 무료로 주어진 100TB 용량의 80배가 넘는 약 8.22PB를 쓰고 있어 현 저장량의 98.4%를 삭제해야 한다. 기존에 구글 서비스를 이용한 대학들은 연간 수백만 원 정도를 구글에 지불했다면, 현재 구글에서 받고 있던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연간 10억~15억 원 정도를 지불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구글 등의 빅테크 기업의 독점적 지배력이 우리 삶에 주는 파급을 지금, 대학가는 눈앞에서 목격했다. 시장에서 특정 기업의 독과점 현상은 매우 일반적이다. 플랫폼의 영향력은 삼성 냉장고를 쓰다가 LG 냉장고가 불편해지는 정도가 아니다. 무형의 플랫폼은 이미 우리 일상에 깊숙이 스며든 지 오래다. 앞서 언급했듯 구글의 정책변경으로 고려대학교의 데이터 98%가 갈 곳을 잃을 정도의 파급이다.

  우리가 플랫폼의 편리함에 녹아들어 눈치채지 못하는 동안 몸집을 키운 빅테크 기업들이 시장에서 그 힘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빅테크 기업들도 눈부신 혁신과 함께 그 수순을 밟고 있다. 고객에게 싼값에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배달 앱 플랫폼에 종속된 배달 노동자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자영업자는 주문액의 상당액을 중개비로 떼줘야 하는 실정이다. 카카오가 국내 모빌리티 사업을 독점하면서 전국 택시기사 25만 명 중 23만 명이 카카오 플랫폼에 입점해 있다. 그 결과, 미터 당 동일한 요금을 청구하던 택시업계는 카카오에 요금 결정권을 넘겨줘야 했다.

  이처럼 이미 빅테크들의 '갑질'이 만연함에도 이미 일상을 지배한 편리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우리의 피부에는 와닿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친절한 얼굴을 하고 있을지라도 지금의 대학가에게 처럼 언제 돌변할지 모르는 것이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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