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고유 기능 존중해야”

“청년세대의 문제 같이 고민하겠다”

원희룡 개선 예비후보(왼쪽)가 대선을 보다에 참여해 학생들과 토론을 벌이고 있다.
원희룡 대선 예비후보(왼쪽)가 <대선을 '보다'>에 참여해 학생들과 토론을 벌이고 있다.

  <대선을 ‘보다’> 2편에 원희룡 대선 예비 후보가 참석했다. 정경대 학생회 ‘보다’가 기획한 이번 행사는 차기 대선 후보와 학생들이 참여하는 토론회다. 10일 여의도 원희룡 캠프에서 진행된 토론회는 3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에서는 원희룡 후보가 과거에 입장을 표명했던 여성가족부(여가부) 폐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됐고, 2부와 3부에서는 참여 학생들과 원 후보의 자유토론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줌(Zoom)과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참여했다.

  1부 ‘원희룡 후보, 여가부 폐지에 다시 입 열다’에서 원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해 학생들과 의견을 나눴다. 원희룡 후보는 폐지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여가부는 단지 청년들의 젠더 갈등만이 아니라 가족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도 담당한다”며 “여가부의 고유한 기능이 있는데도 기존 장관들의 잘못 때문에 부서 자체를 폐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예진(정경대 정외20) 씨가 “여가부를 대통령 직속의 특별위원회로 개편하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원 후보는 회의적인 입장을 표했다. 그는 “위원회는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다”며 위원회 자체의 기능을 긍정하는 한편, “구체적으로 집행하고 평가하는 단계에서는 흐지부지되기 마련”이라며 실질적인 한계를 지적했다. 임재훈(경영대 경영16) 씨는 이어서 “여가부가 제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이뤄져야 하냐”고 질문했다. 원 후보는 “여가부가 수행하는 기능에 대대적인 조정이 필요하다”며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교육과 특정한 이념에서 비롯한 정책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고 해서 부서 자체를 없애면 교육부나 국방부도 없애야 한다”며 여가부 폐지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어진 질문은 여가부 내 조직 개편에 관한 물음이었다. 임재훈 씨가 “여가부 조직 내 인력을 조정한다면 반발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원 후보는 “여가부를 존속시키거나 해체하자는 논의에 얽매이려는 것은 아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젠더 갈등 해소라는 실질적인 기능 수행에 집중해야 한다”며 “모든 인력을 재구성하는 단절적인 방법이 아니라 더 세심한 검토를 통해 인력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2부와 3부에서는 원희룡 후보와 학생들이 서로 자유롭게 질문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원 후보는 먼저 학생들에게 “민족고대라는 정체성에 대해 지금도 동의하고 최우선으로 여기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이현웅(정경대 정외20) 씨는 “코로나로 고려대뿐 아니라 모든 대학이 활동을 못 하게 됐다”며 “대학에 다니고 있다는 정체성은 모두가 약해졌을 것이다”고 답했다. 원희룡 후보는 ‘위드(with) 코로나’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중국에서 대면 수업에 참여해 본 박준구(정경대 정외21) 씨는 “사람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신중하게 준비해서 위드 코로나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후보의 질문이 끝나자 학생들이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본교생들의 질문을 원 후보의 답변과 함께 담아봤다.

 

- 지역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는 방법이 궁금하다

  “수도권은 비대해지고 지방은 양분이 빠져나가 한반도가 골다공증에 걸린 것처럼 됐다. 부산, 대구, 광주, 대전 4개의 지역에 인재와 일자리를 지속해서 만들어나갈 성장판과 성장 호르몬이 있어야 한다. 중앙정부에서 조금씩 예산을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에 에너지 산업이라는 목표를 잡게 되면, 국가에서는 재정뿐 아니라 교육제도에 대해서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관련된 규제도 풀어줄 수 있을 것이다.”

 

- 모든 성범죄에 대한 친고죄 폐지를 주장했다

  “친고죄를 유지할 시 고소만 취하하면 사건이 종결되기 때문에, 고소를 취하시키기 위해 압박을 넣는 과정에서 2차, 3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대신에 본인이 고소를 희망하지 않는다면, 재판에서 이를 참작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악용을 방지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본인의 의사 존중을 조화시켜야 한다.”

 

- 직업 훈련을 강조하며 기업 대학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설명해달라

  “기존의 대학이 세상과 기술의 빠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대학에서 비싼 돈 내고 배우는 내용이 산업 현장과 직접 연결이 안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재교육을 해야 하는 것이다. 대학생들이 기업 현장에 가서 직접 배우고, 연구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것들이 일상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기업 대학, 지역에서의 산업, 그리고 국책 연구기관이 서로 연결돼야 한다.”

 

  원희룡 후보는 학생들의 질문이 끝나자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정치인이나 기성세대가 어떻게 접근하고 어떤 자세를 보여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황용빈(정경대 행정19) 씨는 “유튜브나 틱톡 같은 콘텐츠를 제작해 접근하는 방식도 좋지만, 실질적으로 대학생들의 삶에 더 깊게 관여할 정책을 내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토론을 마친 원 후보는 “있는 그대로의 깊은 생각들을 들을 수 있어서 많이 배웠다”며 “청년세대가 겪는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같이 노력할 것”이라고 소회를 남겼다.

 

글 | 김영은·이원호 기자 press@

사진 | 문도경 기자 do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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