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차리고 보니 스물한 살, 어른이라고 불리는 나이가 됐다. 어릴 땐 술 담배를 하면 어른이 되는 줄 알았고, 지금은 군대에 다녀오면 진짜 어른이 된다고들 한다. 하지만 아직은 내가 어떤 어른인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확신하지 못한다. 이럴 때 ‘USELESS ADULT’에 간다면, ‘과연 나는 쓸모있는 어른인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보문역에서 10분 거리, 이공캠 옆 성북천을 따라 걷다 보면 찾을 수 있다. 간판도 없는 다소 오래된 콘크리트 외관에 자칫 지나칠 뻔했다. 허름한 외부와는 달리 내 부엔 한옥구조와 콘크리트 구조가 조화를 이루는데, 과거에 한옥 건물을 개조한 것이라고 한다. 벽엔 한지에 그려진 동양화들이 붙어있고, 구한말에나 썼을 법한 식탁보들이 놓여 있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유즈리스 커피와 어덜트 커피다. 유즈리스 커피는 깔루아를 베이스로 만들어 약간의 술맛이 느껴지는 아인슈페너, 어덜트 라떼는 민트 모히또 라떼다. 커피 외에도 디저트와 맥주, 와인과 함께 곁들이기 좋은 안주들도 판매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ㄷ’자 형태의 가게 중간이 천장 없이 뚫려있는데, 그곳엔 뜬금없이 큰 좌상불이 있다. 이 독특한 카페 분위기 속에 사람들은 저마다의 생각들을 떠올릴 테다. 그런데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며 스스로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봐도, 그다지 쓸모 있는 어른은 아니라는 결론에 조금은 갑갑해질지도 모른다. 그럴 때 이 평온한 불상처럼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면, 이곳에서의 시간만은 'non-useless' 하다 느낄 것이다.

 

김민재 기자 flowe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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