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축제 문화 이어가려는 노력

온라인 위주 진행에 아쉬움도

가을축제 '쿠앤크(KU&Creator)'가 13일부터 24일까지 열렸다. 학생회관에 가을축제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동아리연합회(비대위장=이용재, 동연)가 주최한 가을축제가 13일부터 24일까지 열렸다. 이번 축제는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행사가 결합한 형태로 진행됐다. 축제의 이름은 ‘쿠앤크 (KU&Creator)’로, 모두가 함께 축제를 만들어 가자는 뜻을 담았다. 가을축제 준비단 ‘안암청춘단’은 ‘KU 갓 탤런트’부터 ‘고려대에서 보물찾기’까지 온·오프라인을 모두 활용한 축제를 기획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KU 갓 탤런트’에서 지원자들은 영상을 통해 손 피리 연주, 자작 랩, 성대모사 등 다양한 장기를 뽐냈다. 학생들은 동연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된 영상을 보고 투표에 참여했다. 득표 순위에 따라 지원자들에게는 애플워치, 에어팟 등의 경품이 증정된다.

  남다른 사연을 가지고 참여한 이도 있었다. 손 피리로 ‘할아버지의 낡은 시계’를 연주한 강태웅(정경대 통계19) 씨는 영상 말미에서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에게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띄웠다. 그는 “할아버지께 못다 한 인사를 전하고 싶어 이 노래를 골랐다”며 “‘KU 갓 탤런트’를 통해 할아버지를 회상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온라인에서는 가을축제 책자를 참고해 문제를 푸는 ‘가을축제 모의고사’, 자신만의 라면 조리법을 소개하는 ‘KU앤 쿠킹’, 응원가 ‘Forever’를 부르는 ‘온라인 응원가 합창’ 등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여러 행사가 열렸다.

  오프라인 행사로는 사진전 ‘가을의 고대를 사진에 담다’가 있었다. 학생회관 2층 로비에서 열린 전시는 학생들이 출품한 사진 18점으로 구성됐다. 축제의 시끌벅적한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았지만, 작품마다 붙어 있는 투표 스티커를 통해 학생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었다. 전시를 관람한 오한승(문과대 언어19) 씨는 “잘 찍은 사진이 많아서 눈길이 갔다”며 “사진전을 보니 가을이 온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캠퍼스 곳곳에서는 ‘고려대에서 보물찾기’ 포스터와 배너를 찾아볼 수 있었다. 학생들은 포스터를 찾아 제시된 퀴즈를 풀고, QR 인증을 통해 행사에 참여했다. 퀴즈는 '이과대 버스정류장 버스의 색깔은?', '학생회관 정문 쪽에 위치한 광장의 이름은?'과 같이 캠퍼스 내 특정 공간에 관한 질문으로 구성됐다. 보물찾기 포스터나 배너를 촬영해 SNS에 공유하는 ‘릴레이 태그 이벤트’도 열렸다.

  민주광장 일대에서 열렸던 기존 가을축제에서는 동아리들의 부스 운영과 학생들의 공연이 주를 이뤘다. 올해 안암청춘단은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온라인 중심의 축제를 기획할 수밖에 없었다. 준비과정에 참여한 동아리연합회 교류홍보국 국원 박주애(보과대 보건환경18) 씨는 “최대한 많은 학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SNS를 활용하는 방안을 채택했다”며 “길어지는 코로나 상황에서 추억을 쌓는 좋은 경험을 하길 바랐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비대면 상황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2년 만인 축제 개최 자체를 긍정적으로 여겼다. 윤지수(생명대 환경생태21) 씨는 “행사가 없는 게 익숙해진 상황에서 비대면으로나마 축제가 열려 다행”이라면서 “신선하고 재밌는 콘텐츠가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창범(공과대 기계17) 씨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학생들이 힘을 모아 행사를 열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축제 운영에 아쉬움을 느낀 이도 있었다. 강동우(문과대 철학16) 씨는 “SNS 위주로 행사가 진행돼 소외되는 학생도 있었을 것”이라며 “열심히 준비한 만큼 홍보나 공지가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졌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 김선규·김영은 기자 press@

사진 | 강동우 기자 ellip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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