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53개국 도시 참여

서울 도심에서 46일간 열려

미래 도시의 건축계획 논의해

 

  2000년 역사를 지닌 도시이자, 1000만 인구가 발 딛고 사는 서울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 또 지금의 서울은 어떤 곳일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서울'에서는 2년마다 '도시건축'을 테마로 서울비엔날레를 개최해왔다. 전시는 매회 세계 도시의 현안을 살피는 새로운 주제로 구성되며, 주제에 대한 작품을 선보이는 '주제전'과 세계 각 도시의 선도적인 공공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도시전'이 열린다. 이외에도 국제 교류 및 대중과의 소통을 위한 '글로벌 스튜디오', '현장 프로젝트'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크로스로드, 어떤 도시에 살 것인가'라는 주제를 가지고 전 세계 53개국, 112개 도시, 109명의 작가, 40개 대학, 17개 해외 정부 및 공공기관이 서울에 모였다.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와 도심에 있는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9월 16일부터 10월 31일까지 46일간 '2021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개최된다. <크로스로드>로 불리는 지상/지하, 유산/현대, 공예/디지털, 자연/인공, 안전/위험 5가지의 소주제를 통해, 도시계획부터 생산과정, 환경까지 지속가능한 도시와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미래상을 함께 고민한다. 새로운 도시건축 패러다임에 대한 논의와 제안이 가득한 '2021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장소들을 직접 찾았다. 


‘회복력 있는 도시’를 위해 미래 건축을 고민하다

주제전, 도시회복에 대한 고민을 나누다

  '주제전'은 각국 작가들이 도시재생을 위한 흥미로운 접근을 모색하고 제안하는 전시다. 올해는 '건축ⅹ인프라'를 부제로, 건축과 공학기술의 융합에 대해 고민한 작품들이 전시됐다. DDP 2층에서 열리는 주제전은 '조병수건축연구소'의 작품인 '포로-시티'를 필두로 막을 연다. 입구를 들어서면 직육면체 모양의 하얀색 설치물 가까이에 눈을 갖다 대, 내부를 찬찬히 들여다보는 관람객들이 보인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신체활동과 공간의 자유가 제한돼 심리적 고통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물리적인 연결 없이도 인지공간의 확장을 경험할 수 있게 했다. 포로-시티의 구멍에 눈을 갖다 대면 도심 모습의 미니어처가 보이는데, 팬데믹 시대 속 좁은 공간에 갇혀 있는 현실에서 벗어나 설치물을 통해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는 방안을 고안한 것이다. 

  일회성 건축자재 사용이 만연한 현재 건축계에 '지속가능한 건축'을 제안하는 건축과 친환경을 결합한 작품들도 전시됐다. '스틱, 스냅, 스택'이라는 제목의 격자형 구조물은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도시건축 환경을 지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환경친화적이고 회복력 있는 건축문화를 갈구하는 도시민들의 모순된 욕망을 반영했다. 작품은 이러한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가변적인 형태를 띠면서 동시에 친환경 건축재료를 이용했다. 설치물은 나무를 깎고 다듬어서 전통창호와 가구를 제작하던 전통한식기법인 '소목일'에서 영감을 받아, 숙련된 인력의 필요를 최소화하고 자립적인 구조를 세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속가능한 건축재료에 대한 고민을 담은 작품은 이뿐만이 아니다. 전시장 한구석에는 대형 코르크 블록으로 만든 구조물인 '산업혁명 기념관'이 위치한다. 이 작품은 접착제 없이 블록을 쌓아 올려 완성된 구조물로, 순수 식물기반 자재를 활용했기에 철거 후 자연적으로 분해돼 생물권에 새로운 성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해당 작품을 관람한 현종석(남・24) 씨는 "주제전 작품 중 가장 인상 깊었다"며 "철근, 콘크리트, 시멘트와 같은 재료를 대체할 소재는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코르크와 같은 친환경적 소재도 건축에 이용될 수 있고, 전시된 견고한 구조물은 그 안전성까지 증명한 것 같아 놀랍다"고 말했다.

  전 세계가 직면한 사회문제에 비판과 의문을 제기하는 작품들도 여럿 눈에 띈다. '광합성 빙산과 UFO'는 온실 도시로 유명한 스페인의 '엘 에히도' 속 태양, 사람, 온실 사이 관계의 복잡성에 주목했다. 초국적 유기농 식품 기업들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자연과의 공존을 위해 노력하는 듯하지만, 그 이면에는 저임금 노동, 플라스틱 문제 등의 모순적 행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날카롭게 지적한 작품이다. 

  소비주의를 부추겨 사치를 지향하는 현대사회의 현실을 꼬집는 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씨앗의 집' 작품은 인간의 필수 생존요소인 작물의 씨앗과 물을 중심에 두고 그 가장자리에 지푸라기를 배치했다. 이는 소비주의로 인한 인위적 충동이 오늘날의 현대인을 습격했다며, 식량 생산에 필수적인 흙, 햇빛, 물, 씨앗을 제시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인류의 필수요소를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이외에도 지하건축환경을 변환해 막대한 도시 건물의 에너지 소비를 상쇄할 방안에 대한 고민을 담은 '시카고: 지열을 통한 냉난방 개입', 중국 푸첸성 황치반도 해안가 절벽에 위치한 집의 가상 모형을 제시한 '캡틴 하우스' 등 도시의 새로운 에너지 공급 방법에 대한 시도와 자연과 인간 사이에서 건축은 어떻게 두 환경을 중재할지에 대한 걱정을 담은 작품들도 볼 수 있다. 

송진영, '스틱, 스냅, 스택: 가변형 적층 격자 시스템'

 

언서튼티 네트워크 오피스, '광합성 빙산과 UFO'

 

A+A, 나소, '씨앗의 집'

 

세계 각국의 도시계획 프로젝트, 도시전

  주제전이 열리는 전시공간을 지나 밖으로 나가면, 2층부터 지하 2층까지 연결되는 긴 통로에서 '도시전'이 진행 중이다. 도시전은 세계 도시들의 선도적인 공공프로젝트를 선보이는 전시로, 작가들은 도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창의적인 비전을 보여준다. 시작지점으로 들어가면 'GB607'의 '원시적 서울'이 우리를 마주한다. 4명의 건축가가 모여 결성한 팀인 GB607은 1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비엔날레 전시를 위해 '원시적 서울'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근대화 이전 서울 속 성곽의 기능에 주목한 설치 구조물을 살펴보면, 상부는 옛 한양도성의 성곽을, 하부는 현재의 서울 모습이 거꾸로 자리한 것을 볼 수 있다. GB607의 김진욱 건축가는 "성곽은 도시 공동기억의 산물이자, 서울을 추적할 수 있는 타임캡슐"이라며 "하지만 높고 멋진 건물들이 들어오면서 매우 희미해진 현재의 성곽이 가진 의미를 고민해본 작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한양도성의 성곽은 시장이 열리는 등 다양한 도시의 행위들이 일어나는 구심점 역할을 해왔지만, 도시의 고밀화가 일어나고 주거공간이 부족해지자 그 기능을 잃었다. 김진욱 건축가는 "관람자로 하여금 서울을 각자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읽어보게끔 하는 데 의도가 있다"며 "멀리서 관조하기도 하고, 도성을 따라 걷기도 하고, 단상 위에 올라가 관망할 수도 있기에, 이런 시도를 통해 서울의 여러 모습을 다양한 감각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관람객 A씨는 "'원시적 서울' 작품은 익숙한 구조를 전환해 다른 시야로 서울의 전경을 바라보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증강 현실 등의 첨단기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앞으로의 미래 도시에 대한 상상력을 보여주는 전시들도 있다. 창의적인 인공지능이 건축에서 어떻게 기능할지에 대한 탐구를 반영한 작품인 '인공 스위스'는 알프스 도시들이 인공기계를 이용해 고산도시의 한계를 회복한 미래 도시를 제안한다. 모니터 수십 대를 연결해 하나의 큰 인공두뇌를 설계한 작품은 고산도시의 회복력 있는 미래에 대한 대안을 제안하고, 상상하는 인공기계의 꿈에 사람들을 초대한다. 각 모니터에는 고산도시의 환경적 한계를 극복할 건축적 대안을 띄워놓았다. 또 '증강 묘사'라는 작품은 다채로운 색감과 구조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머물게 한다. 이는 수학적 알고리즘인 '메타볼'에서 영감을 받아 원형의 기하학적 형상을 띠고 있다. 작품 속 다양한 색채는 전통문화를 나타내는 색으로, 자연환경과 조화롭게 엮여 있는 디지털 기하학의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2차원 도면만으로는 전달하기 어려운 정원 시공에 스마트 건설 기술을 도입해 실제로 활용됐다. 3D 알고리즘으로 정원의 지형을 결정하고, 전통문화의 장식에서 영감을 받은 화려한 색감의 밧줄을 지형의 골곡을 따라 코일을 감듯 촘촘히 엮어 포장재료로 사용했다. 

GB607, '원시적 서울'

 

​MⅹD, EPFL, 컨버지오, SPOA, '인공 스위스'​
​MⅹD, EPFL, 컨버지오, SPOA, '인공 스위스'​

 

함수민 디자인, '증강 묘사'

 

글로벌 스튜디오, '피난처'를 재해석하다

  DDP 지하 2층 '글로벌 스튜디오' 전시장에 다다르면, 8개의 거대한 구조물들이 자리 잡고 있다. 올해 글로절 스튜디오는 '피난처'를 주제로 '건축공방'의 심희준, 박수정 건축가가 큐레이터를 맡아 탐구를 진행했다. 여러 재난에 대처하기 위해 건축가가 할 일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각자의 해답을 마련하고자 전 세계 40개의 건축학과 학생들이 이번 프로젝트를 참여했다. 그중 공모를 통해 8개의 파빌리온이 선정됐다. 심희준, 박수정 건축가는 "피난처의 의미는 주변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건축을 탄생시킨 인간의 기본 욕구를 반영한 것"이라며 주제 선정의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피난처는 현재 코로나19 사태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주택부족, 군사 충동 등 보다 넓은 범주의 인도주의적 재난과 연계돼 지속적으로 주목해야 할 주제"라고 덧붙였다.

  전시장 중앙부로 들어서면, '파빌리온' 구조물 8개가 600mm 줄무의의 노란색 카펫 위에 차례로 놓여 눈길을 끈다. 김소영(한양대 ERICA 건축학부) 교수팀의 작품인 '난민 쉼터 마련'은 각국의 문화를 반영한 패턴과 장식이 그려진 26개의 문으로 구성돼 있다. 파빌리온은 난민들이 공동체 속으로 더 자연스럽게 수용될 방법을 고민해 제안한 작품이다. 내부로 들어가면, 아무런 벽과 경계가 없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김소영 교수는 "파빌리온의 내부로 들어왔을때, 난민과 토착민의 구분이 사라지고 모두가 평등해야 한다는 의도에서 출발한 기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시를 방문하는 관람객 중에는 난민을 수용하는 국가의 국민부터 난민이 이주하는 국가의 국민까지 다양한 이들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의 작품이 사람들로 하여금 중립적인 입장에서 성찰하고 참여하는 공간으로 기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상적 맥락에서 '쉼터' 역할을 수행할 피난처를 구상한 작품들도 전시됐다. 작품 '짜임'은 명상할 공간을 제공하고 대도시에 비상 주거를 제시하는 피난처를 구상했다. 직조와 뜨개질을 통해, 일상의 혼돈 속 내면의 진정과 평화를 마주하도록 돕는 이 작품은 손으로 뜨개질한 촉각 공간을 고안했다. 설치물은 대도시에서 기능하는 임시주택으로써, 내부에 들어서면 사람들이 머무를 대피공간이 마련돼있다. 또 '로데오 경기장을 구호시설로'라는 작품은 긴급상황에서 쉼터가 제공되는 개방적인 사회 인프라로서의 피난처를 제시했다. 1층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가능하고 햇볕을 가리는 차양이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2층은 사생활 보호가 필요한 일상 활동공간, 3층은 사용자가 앉거나 수면하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한편, 2021 글로벌 스튜디오 전시는 코로나19로 국가 간 자유로운 방문이 제한된 상황에서 온라인을 통해 모든 소통과 작업이 이루어졌다. 전 세계에서 서울로 보낸 상세한 도면과 작업들이 대부분 우리나라의 지역적 재료를 활용해 실제 전시작품으로 구현됐다. 심희준, 박수정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가 피난처의 물리적, 공간적 특징뿐만 아니라 사회적, 시간적 의미의 측면에서 생각의 표본을 구성하게 한 것 같다"며 "이번 비엔날레 전시의 진행과 구성이 새로운 시대의 위기에 대처하는 소통 방식의 실험을 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양대학교, '난민 쉼터 마련'

 

엠이에프대학교, '짜임'

 

시선으로 기억하는 도시, 현장프로젝트

  DDP와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을 잇는 세운상가 일대 곳곳에서도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현장프로젝트' 전시를 찾을 수 있다. 올해에는 다섯 명의 문학작가와 다섯 팀의 건축가가 1대 1팀이 되어 '의심스러운 발자국'이라는 주제로 이뤄졌다. 직선으로 빠르게 걷는 어른들의 발걸음과는 달리, 자기만의 규칙을 만들며 어지러이 돌아다니는 아이들의 발자국처럼 '나만의 도시를 발견하는 시간'을 대중에 제공하고자 조성됐다. 작가들이 세운상가 일대를 둘러보고 자기만의 이야기를 쓰면, 건축가들은 그걸 읽고 도시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담아 다섯 개의 구조물을 만들었다.

  세운상가 앞에 설치된 '영혼의 나무'는 살아있는 식물을 건축재료로 사용해, 땅속과 공기 사이를 순환하는 에너지 흐름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설치물 상부의 식물과 설치물 주위로 불규칙하게 떨어지는 물방울은 마치 거대한 철골 조형이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연숙 작가가 쓴 <중력들>이라는 이야기를 해석한 구조물이다. '중력들'은 암울했던 유년 시절을 보낸 주인공이 자신이 살았던 농촌 마을 '진례면'과 저렴한 월세촌인 '고시촌'의 어두운 장소를 회상하는 이야기를 흘러간다. 어두운 장소의 기억은 시간을 멈추고 집단과 섞일 수 없다는 느낌을 주지만, '영혼의 나무'는 이와 반대로 위아래의 이분법적 관계를 붕괴시키고, 생동감 있고 밝은 이미지를 띠고 있다.

  세운전자상가를 지나 세운청계상가로 걷다 보면 중간에 위치한 계단의 벽면에 '세운상가의 그물망' 작품이 설치돼있다. 작품의 주재료는 전선을 보호하는 CD관, 포장테이프, 케이블타이로, 노란색의 전선끈을 전통 매듭으로 이거 견고한 그물로 엮었다. 최영건 작가가 쓴 <나무왕의 방>이라는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작가는 어떤 장소를 이해하는 최초의 단위는 '과거에는 존재했으나, 이제는 부재한 무언가를 상상 하는 것'이라고 전한다. 작품을 기획한 '보다건축'은 세운전자상가의 변천사, 커뮤니티 그리고 장인들을 기리고자 건축물을 조성했다. 소설과 마찬가기로, 지금 눈에 보이는 것들의 이면에 잊힌 과거의 조각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달하고자 기획한 것이다. 관람객 윤요한(남・26) 씨는 "세운상가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작품이 구성된 점이 흥미롭고, 그물망 작품을 건축공사 시 사용되는 임시가설물인 비계 위에 설치했다는 것이 재밌었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과정에서 가설로 사용되고 퇴장하는 비계를 건축물의 구성원으로 받아주는 것 같기도 하고, 비계 위에서 면을 만들어내는 건축 과정을 담은 것 같기도 하다"는 감상을 전했다. 

  바로 옆에서 이설빈 작가와 서재원 건축가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공상의 방'이 위치한다. 공상의 방에서는 청계천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도록 느슨한 경계로 나누어진 5개의 방이 마련돼있다. 서재원 건축가는 "청계천이라는 인공 자연과 세운상가가 만나는 지점은 자연과 인공적 구조물이 교차하는 지점으로써 도시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해당 위치에 설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숫자가 붙은 다섯 개의 문은 경마장에서 경마할 때 말이 출발하는 스타팅 펜스와 유사하기도 하고, 마구간 같기도 하다"며 "서울 도시민들의 삶이 마치 경마장에서 쉬지 않고 달리는 경주마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 의미를 구조물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 전시는 이설빈 시인의 <g의 자서전>이라는 작품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g의 자서전> 속 주인공 'G'는 과거 디지털 무대 연출자로 근무하다 현재 디지털창 설계자로 일하는 인물이다. 청계천 일대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G의 녹취와 화자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이어지는 작품은 일반적이어서 고유한 의미를 갖기 어려운 소시민 g의 사소한 기억, 파편화된 감각을 따라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오늘날 도시에 사는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건넨다. 이설빈 시인은 "관람객들이 <g의 자서전>을 다 읽었을 때 이 텍스트의 붕 뜬 상태, 중력이 제로가 되는 상태, 현대를 살아가는 나 자신의 불투명하고 부피 없는 좌표를 체감하면 좋겠다"며 "그게 현실이고 의심스러운 발자국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보다의 '세운상가의 그물망'
서재원, '공상의 방'

 

  '2021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방문하면 무분별하게 변해가는 오늘날 도시의 본질과 미래에 대한 전 세계 건축가들의 고민과 열정을 함께 탐구할 수 있다. 심희준, 박수정 큐레이터는 "건축, 도시의 세계적인 축제인 비엔날레가 서울에서 열리는 것은 무척이나 뜻깊은 일"이라며 "서울비엔날레에서 많은 분들이 다국적인 생각을 경험하고 교류하는 시간을 통해 하나로 연결된 글로벌 커뮤니티를 경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 | 박다원 기자 wondaful@ 

사진 | 강동우・최혜정 기자 press@ 

사진제공 | 진효숙 사진작가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