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패스란 코로나19 백신 접종완료자가 공공시설이나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때 방역 조치로 인한 제한을 받지 않도록 하는 조치를 말한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접종증명·음성확인제라는 공식 명칭은 이 조치의 특징을 잘 설명해준다. 즉 이는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해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조치이며, 접종증명 또는 음성확인서를 다중이용시설 이용자에게 요구한다.

  일각에서는 이 조치에 대해 개인의 자유의 지나친 침해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백신 접종은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할 영역인데, 미접종자에 대한 지나친 불편 부여는 사실상의 접종 강제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백신패스는 불가피한 조치이다. 코로나19와 관련한 제반 사정을 살펴봤을 때, 현상황에서 방역 조치를 완전히 해제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델타 변이 등 변이바이러스의 확산과 도무지 줄어들지 않는 감염재생산지수 등은 방역 조치를 당장 해제하는 것의 부적절성을 보여 주는 사정들이다.

  그런데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의 삶은 이미 넉다운상태이며, 더 악화하고 있다. 219월 진행된 한국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 중 39.4%는 폐업을 고려하고 있으며, 91.4%는 이대로라면 1년 내 폐업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상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백신패스는 최선은 아닐지라도, 최악은 막는 선택이 될 수 있다. 백신패스는 미국의 백신 미접종 시 해고조치보다는 부드러운 조치이면서도,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방역의 흠을 최소화한다. 경제 상황과 감염 확산, 두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딜레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가 현실적으로 택할 수 있는 가장 나은 선택지는 백신패스다.

  물론 백신패스의 우려사항을 모두 무시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미접종자의 PCR 검사 유료화, 백신패스의 상시화, 적용시설의 무제한 확대 등은 백신패스의 시행 과정에서 분명 경계해야 할 사항들이다. 하지만 우려만으로 백신패스를 반대하는 것은 현실성이 부족하다. 현실적으로 방역과 민생 모두를 버리지 않는 별다른 대안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백신패스는 최선은 아닐 수 있겠지만, 최악의 딜레마를 탈출하는 길이 될 수 있다.

 
김형준(보과대 보건정책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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