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88년도 서울올림픽 당시 우리 사회를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를 감상했다. 저화질의 작은 화면 속 사람들은 행복한 표정을 지은 채 희망 가득 찬 목소리로 대한민국의 세계적인 국가로의 도약을 기대했다. 더불어 유례없는 경제성장에 모두가 앞으로의 미래를 힘차게 전망했다. 1989년 갤럽 조사에 따르면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체감 중산층75%로 집계됐다.

  경제 대호황을 맞이했던 80년대 후반과 달리, 오늘날 지속되는 경제 불황에 청년들은 울상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취업시장이 얼어붙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21년 상반기 체감경제고통지수에서 청년층이 27.2%,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뿔난 2030세대를 위해 후보 시절, ‘청년에게 힘이 되는 나라, 청년으로 다시 서는 나라를 만들겠다 약속했다. 그는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 창출방안을 모색하고 청년구직자 일자리 안전망을 구축하는 등 다양한 청년 맞춤형 정책을 마련했지만, 청년은 대폭 하락한 지지율 21%로 대답했다. 공공기관 채용 비리, 여전히 높은 청년 실업률 등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것이다. 이에 올해 8월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주 골자로 한 87개의 정책과제를 마련한 청년특별대책을 내놓았다. 이 공약이 얼어붙은 취업시장을 녹일 수 있을까.

  내년 대선이 다가오자 차기 대선 후보들은 청년 표심을 잡으려 너도나도 바쁘다. 여야 대선주자들은 청년 대상 현금과 대출지원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역시 대출 풀어주기식 공약으로 청년들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금성 지원은 장기적 측면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없다는 의견이다. 오히려 청년들이 노력하면 좋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 모아 말했다.

  수업이 끝나가자 한 학생이 댓글창을 통해 교수님, 앞으로 88년도와 같은 경제호황을 다시 맞이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교수님은 제 생각엔 아마도 앞으로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라고 답변했다. 88년도의 대호황은 이제 찬란했던 과거의 영광이 됐다. 과거의 영광을 따라가기라도 하기 위해서는 청년이 기다릴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쟁취해야 한다. 그중 가장 쉬우면서도 강력한 방법인 투표를 통해 청년들의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진서연 문화부장 stand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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