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까지 디자인과 전시 열려

12월 9일부터 조형과 전시

“동기들이 있어 할 수 있었다”

 

기자가 직접 메타버스 전시회에 참여해 작품을 관람 중이다. 작품 앞에 놓인 설명판이 참가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1년 동안 진행된 프로젝트의 마침표, ‘2021 고려대학교 산업정보디자인 졸업전시회18일부터 25일까지 메타버스 플랫폼 (MEUM)’을 통해 열렸다. ‘QR(Quick Response)’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엔 새로운 시대에 빠르게 응답하는 디자이너들의 고민이 담겨있다. 참가자들은 작품 앞에서 스크린샷을 찍고 댓글로 방명록을 남겼다. 문지우(디자인조형17) 졸업전시준비위원장은 메타버스 전시회를 통해 전시 접근성과 참가자 간 소통을 동시에 챙겼다전시회 주제와도 부합하는 형식이었다고 밝혔다. 전시회 사이트는 아카이빙돼 앞으로도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펜데믹과 4차 산업혁명의 시대, 디자이너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Walkie Thompie’로 올바른 운동습관 학습

 

'Walkie Thompie'의 스마트 워치와 AR 돋보기

 

  유지민(디자인조형17), 이진선(디자인조형17), 김수빈(디자인조형17)씨는 코로나19로 아이들의 운동량이 줄어든 것에 주목했다. 디자이너들은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디바이스에 노출되는 일명 디지털 네이티브들이 재밌는 놀이로 올바른 운동습관을 형성하길 바랐다. 놀이와 운동을 매개하는 디지털 디바이스, ‘Walkie Thompie’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아이들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SmartMat에서 자신의 마을을 만들 수 있다. 마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마법의 나침반 스마트 워치와 AR 돋보기를 이용해 집 밖에서 재료를 얻어와야 한다. 추워진 SmartMat 속 마을을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 직접 나침반과 돋보기로 불을 뿜는 아기 용을 찾아오는 식이다.

  작품 제작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낮은 컴퓨터 사양으로 픽셀 하나를 렌더링하는데 두세 시간씩 걸렸다. 1학기부터 제작해오던 작품이 여름방학 중에 엎어지기도 했다. 촉박한 시간 속 열악한 장비로도 훌륭한 졸업작품 제작이 가능했던 이유는 덕분이다. 개인의 장점을 살린 업무분배가 유기적으로 이뤄졌다. 유지민 씨가 작품기획 아이디어를 내고, 스토리 라인을 구상하면 김수빈 씨는 이를 UI, UX로 구현하고 작품을 브랜딩했다. 이진선 씨는 특유의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팀원들에 현실적인 조언하고 동시에 작품 제작을 도맡았다. 김수빈 씨는 팀원들이 빛과 소금 같은 존재였다며 “1년 동안 프로젝트를 같이 하며 정말 행복했다고 밝혔다.

 

가상과 현실 사이, ‘Middle Land’

 

문지우(디자인조형17) 씨가 'Middle Land'의 망원경 렌즈를 만들고 있다.
완성된 'Middle Land'의 렌즈

 

  문지우(디자인조형17), 이수현(디자인조형17), 강연우(디자인조형18)씨는 가상공간과 현실을 잇고자 했다. 이들은 가상과 현실 사이의 공간을 ‘Middle Land’라고 이름 지었다ARMR이 통합된 미들랜드에선 동네 아이들의 상상이 자유롭게 실현되고 공유된다. 작품과 함께 제공되는 ‘MIddle Land’ 매뉴얼은 사용자가 가상 세계에 창작물을 만드는 방법을 설명한다. 디자이너들은 사용자의 창작과 자유로운 활동을 돕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렌즈를 만들었다. 탐험 콘텐츠를 이용하는 경우 망원경 형태의 렌즈를 이용하고, 제스처 기반 모션 인식이 많이 필요할 때는 글라스 형태의 렌즈를 이용할 수 있다.

  “온라인 산업디자인과 졸업전시회 중 고려대가 가장 잘했다. 그래픽 디자인 기본기가 탄탄히 배어있다.” 이수현 씨가 인상 깊게 읽었던 방명록을 소개했다. 이들은 졸업전시회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국제디자인공모전 ‘Red Dot’, ‘IDA’, ‘iF’에 작품을 출품할 예정이다. 문지우 씨는 교수님이 준 피드백을 바탕으로 내부 콘텐츠와 디자인을 보완해 실현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LOUTE’로 레이어드 홈 구현

 

'LOUTE'의 실생활 사용 모습
'LOUTE'의 실생활 사용 모습

 

  박세희(디자인조형17), 조주리(디자인조형17) 씨는 레이어드 홈을 위한 모듈형 파티션, ‘LOUTE’를 만들었다. 디자이너들은 뉴노멀 시대의 집이 다양한 행위가 이뤄지는 공간으로, 가족의 시간과 개인의 시간을 모두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무드(Mood) 기능으로 목적에 따라 특정 공간의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다.

  홈파티를 위한 벽난로부터 휴식을 위한 자연 배경까지 직사각형 디스플레이에 모두 구현된다. 가족 구성원이 공유하는 메모와 스케줄 기능을 통해 가족이 함께하는 공간도 만들 수 있다. 조주리 씨는 파티션이 장소를 나누는 벽처럼 작용하면 안된다는 게 팀의 공통적인 생각이었다개인공간 보장과 가족 간의 원활한 소통을 동시에 도모했다고 말했다.

  졸업전시는 주로 3명이 한 팀이 돼 준비한다. 그런데 박세희 씨는 처음부터 둘이서 하는 게 당연했다고 말했다. 잘 통하는 사람과 팀이 돼 디자인 취향이나 스케줄 조율이 수월했다. ‘한 명이라도 작업에 납득이 안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팀의 신념도 둘이었기에 지킬 수 있었다. 조주리 씨는 가족과 같은 하나뿐인 동료와 졸업작품을 준비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형과도 기대해주세요

  조형미술과 졸업작품전시회의 주제는 ‘Merry Messy Fantasy’이다. ‘즐거운, 엉망인 상상들이라는 뜻으로 17명의 조형미술과 졸업작품 출품자들이 작품을 통해 서로 다른 세계들을 내보인다는 의미이다. 129일에 조형미술과 졸업작품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서희(디자인조형18) 씨는 3점의 페인팅 작품을 사라지는 것들’, ‘불편함과 공존하는 방법’, ‘낯섦의 두려움의 주제로 준비하고 있다. 단순히 페인팅 작품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설치작업도 병행해 작품을 제작해나가고 있다. 그는 생태조경 융합전공을 이수하며 키워드를 떠올렸다동시대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수치화된 자료로 공부하면서 느낀점을 소재로 표현해봤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저의 생각과 시선으로 동시대의 흔적을 기록해, 사라질 모든 것의 흔적을 작품을 통해 남기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전찬호(정보대 컴퓨터16) 씨는 새로운 문자 체계를 전시 작품으로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문자 체계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나타내는 것이 목표다. 서예용 먹이나 컴퓨터를 통해 표현을 시도하고 있다. 공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작품을 준비하면서 처음에는 동기, 지도 교수와 소통이 어려웠다. 배워온 것이 달라 서로 사용하는 언어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공대 베이스를 가진 제가 하는 말을 처음에 교수님들께서 완전히 이해하시지는 못했어요. 제 주제가 소통인데 아이러니했죠.” 시간이 지나고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며 어려움을 극복했다. 동기와 교수님의 피드백에 힘입어 전찬호 씨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조형미술과 학생들의 노력의 결과는 129일부터 본교 박물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 류요셉·이원호 기자 press@
사진제공 | 유지민, 문지우,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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