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평가 핵심인 연구 역량

연구자 중심 지원 사업 펼쳐

“문제의식의 출발점으로 삼길”

 

  수많은 대학평가가 존재하고 이들은 각기 다른 평가지표에 중점을 둔다. QS세계대학평가는 학계 및 졸업생 평판도를 중요시하는 반면 중앙일보 대학평가는 평가지표를 33개로 나눠 대학의 전반적인 부분을 고르게 평가한다. THE 세계대학평가의 경우는 교육여건, 연구실적, 논문피인용도, 국제화, 산학협력의 5가지 요소를 통해 대학을 평가한다. 때문에 대학은 평가 종류에 따라 다른 평가 결과를 얻게 된다.

  영국 대학평가기관 Quacquarelli Symonds(QS)에서 실시한 2021 QS 세계대학평가에서 본교가 국내 사립대학 중 1위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본교는 올해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5위에 올랐고, 한국교원개발원에서 실시한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를 통과했다.

  대학의 모든 성과와 사업은 수치를 통해 평가된다. 다양한 지표를 통해 대학은 발전의 원동력을 얻고, 타 대학과 비교해 스스로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송기창(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는 “대학평가는 대학 내 구성원들에게는 자긍심을, 평가를 대비했던 교직원에게 보람을 준다”며 “좋은 평가를 받는 것에 지나치게 치중하지 않는다면 대학평가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본교가 대학 평가를 준비하는 과정을 따라가 봤다. 

 

  “학내 모든 부서 평가 대비 참여”

  본교 대학평가는 기획예산처 평가팀, 연구정보분석센터, 대학정책연구원에서 전담하고 있다. 평가팀에서는 대학평가에 필요한 서류 제출을 총괄한다. 구체적으로는 교원당 학생 비율, 박사학위 학생 비율, 교원당 박사 학위자 수에 대한 정보를 제출하고 있다. 연구정보분석센터에서는 본교의 연구 성과를 증명하고 대학정책연구원은 다양한 대학평가 대응 전략을 수립한다. 장길수 기획예산처장은 “교육, 연구 역량 모두 중요한 평가 요소”라며 “이는 대학의 모든 영역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대학 내 모든 부서가 대학평가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의 연구 역량은 대학평가의 핵심이다. 본교의 연구 역량을 증명하기 위해 연구정보분석센터에서는 Scopus, KCI 등 국내외 학술 데이터를 수집해 연구성과를 필요로 하는 단과대와 기관에 해당 자료를 전달한다. 이외에도 연구성과는 연구과제, 특허, 기술 이전, 창업 등의 요소로 증명할 수 있다. 연구정보분석센터 측은 “연구중심대학으로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목표”라며 “주로 논문 데이터를 중심으로 연구성과를 분석해서 연구 정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매년 평가 요소를 분석하고 이를 반영한 대학정책을 세우는 것 역시 본교 대학평가의 일환이다. 김헌(대학정책연구원) 특임교수는 “대학평가를 통해 대학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가 요소를 반영한 대학정책 수립은 대학정책연구원에서 담당한다. 실제로 대학정책연구원에서는 교육부에서 주관하는 대학평가에 대응해 ‘대학 기본역량 평가’, ‘대학 기관평가 인증’ 등 다양한 대학평가 대응전략 수립과 평가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평가 순위가 하락한 경우, 그 요인을 함께 논의하는 과정도 거친다. 연구교육역량강화기획위원회(위원장=유진희·이관영, 역량강화기획위원회)에서는 대학평가의 결과가 나오면 본교의 여러 상황을 고려해, 장·단기적인 계획을 결정한다. 중앙일보 대학평가 대비를 위한 논의는 지난 25일 진행됐다. 논의 결과, 위원회에는 소규모 강의에 가산점을 주는 ‘개설 강의의 적정성’ 요소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소규모 강좌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우선은 60명이었던 현재 강의 개설 형태를 50명 이하로 줄일 수 있는지 검토할 것을 결정했다. 장길수 처장은 “소규모 강좌를 늘리는 것보다 현재 개설된 강의의 인원을 줄이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소규모 강의를 늘릴 기술적인 방안들은 교무처에서 준비하기로 결정됐다. 앞으로 역량강화기획위원회는 교무처에서 제시한 방안을 토대로 ‘개설 강의의 적정성’ 지표를 높일 방법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다.

 

  평가요소별 준비과정

  2021 QS 세계대학평가에서 본교는 ‘학계 평가’, ‘졸업생 평판도’, ‘교수 1인당 학생 수’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도 ‘기업 신입사원 선발 선호 대학’이라는 지표로 졸업생 평판도를 평가하고, THE 세계대학평가는 전임교원 대학생 비율을 항목으로 교수 1인당 학생 수를 판단한다. 학계 평가는 동일 전공에 종사하는 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졸업생 평판도는 기업의 인사 담당자 설문조사를 통해 평가된다. 커뮤니케이션팀은 “본교 연구자 중심 지원 사업이 학계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전했다. ‘학계 평가’에서는 질 높은 연구성과가 나올수록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본교는 연구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미래창의지원사업(KU-FRG)을 시행해 연구자가 창의적이고 도전적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정해진 기간 내에 논문을 제출하지 않아도 되고, 연구비 사용에도  유연성을 부여하는 등 자율적 연구 진행이 가능하다. 유신열 연구기획팀 부장은 “미래창의지원사업은 매년 예산에 따라 지원금이 달라진다”며 “올해는 주로 신진연구인력을 위해 지원했다”고 말했다. 또한, Research Coordinator(RC) 제도를 운용하며 교수들의 연구를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RC를 통해 연구교수는 연구 기획 및 과제 수주 등을 돕는 역할을 한다.

  남윤서 중앙일보 평가팀 팀장은 “졸업생 평판도 지수는 인사 담당자들의 의견을 통해 정해진다”고 말했다. 본교는 ‘졸업생 평판도’와 관련된 사업으로 직무아카데미와 쿠카이브(KUchive)를 운영하고 있다. 직무아카데미에서는 희망 업무의 본질과 실무 이해도에 도움을 주는 직무 특강과 취업의 방향성을 명확히 해주는 직무 컨설팅을 진행한다.

  교과-비교과 통합관리시스템 쿠카이브는 학생들이 활발하게 비교과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들었다. 쿠카이브에서는 채용정보 확인뿐만 아니라 각종 상담 신청, 비교과 프로그램 증명서 발급 등이 가능하다. 커뮤니케이션팀은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통해 고용주가 요구하는 역량을 학생들에게 심어준다”며 “이러한 역량은 사회진출 후에 우수한 업무역량으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교수 1인당 학생 수’도 대학평가의 중요한 지표다. 송기창 교수는 “1인당 학생 수가 적으면 개별적인 지도로 더 많은 피드백이 가능하다”며 “친밀한 관계 형성을 통해 지식 전달뿐만 아니라 세밀한 진로 상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교수 1인당 학생 수’ 지표와 관련해 본교는 다양한 교원확충 제도를 운용 중이다. 특별초빙 제도를 활용해 각 학과에서는 우수한 후보자를 상시 탐색해 연중 상시로 교수 초빙을 요청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본교 교원 및 타 기관 소속 동일 분야 연구자와 초빙 후보자들의 주요 논문 피인용 횟수, 환산 보정 피인용수 등 주요 연구지표를 비교, 분석한다. 실제로 본교는 전년도 QS 세계대학평가 이후 2020학년도 2학기까지 100여 명의 교원을 신규로 임용했다.

  김혜영(대학정책연구원) 연구교수는 “본교는 QS 아시아 세계대학평가의 연구협력지표에서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학계 평판도와 피인용 관련 지표도 꾸준히 향상 중”이라 말했다. 연구정보분석센터는 연구자의 우수 연구성과 확산을 위해 올해 새로운 사업인 ‘Research 뉴스 레터’를 발간 해 전 세계 연구자에게 배포했다. 연구정보분석센터 측은 “더 좋은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해 끊임없이 분석하고, 대비한다”며 “연구성과 통합, 관리, 분석, 확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가 결과, 재정에 영향 미쳐

  좋은 대학평가 결과는 대학재정 확충에도 도움이 된다. 국·공립대학은 정부로부터 대학 운영비 및 시설비, 인건비 등의 비용을 지원받지만 사립대학의 경우 국공립대학보다 정부의 재정지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2020년 대학재정알리미에 공시된 본교의 등록금 의존률은 46.8%이다. 등록금 동결 정책으로 13년째 등록금을 통한 수입에는 변화가 거의 없다. 등록금을 제외한 정부사업 지원금과 기부금은 더 좋은 실력의 교원을 영입하게 하는 등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는 계기를 제공한다. 

  정부의 대학평가 기준을 통과 받을 시 대학지원사업 신청 자격과 관련 사업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교육부와 대학교육협의회 등에서 시행하는 대학평가의 경우 ‘대학일반재정지원’, ‘국가장학금 지원자격’, ‘특수목적지원사업 신청자격’ 등을 부여한다. 좋은 대학평가를 받으면 대학의 평판도와 브랜드 가치가 올라 기부금 액수 증가 또한 기대할 수 있다. 장길수 처장은 “사립대학은 국립대학보다 상대적으로 정부 지원금이 적다”며 “좋은 연구와 교육 여건을 구축해 높은 평판도를 가지게 된다면 외부 수익의 기회가 커진다”고 말했다. 남윤서 팀장은 “대학평가는 대학에도 중요하지만, 학생에게도 큰 의미를 지녔으면 한다”며 "정량적 비교를 통해 대학평가를 자신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교육 서비스를 요구하는 문제의식의 출발점으로 삼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은진·윤혜정 기자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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