닿을 수 없는 하느님을 면전에서 꾸짖듯 적나라하게 적어낸 투박하고도 투명한 그의 목소리는 의외로 담담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시의 저자인 2차 세계대전 시대의 자크 프레베르 시인은 내가 가장 친애하는 시인 중 한 명이다.

  누구나 초등학생 시절에 읽었을 법한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 그 이야기는 이 시의 저자인 자크 프레베르의 영혼과 닮아있다. 베짱이를 욕하던 어린 소년들 사이에 수줍게 손을 든 베짱이 옹호자였던 나, 게으른 베짱이를 싫어하는 모범생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노래를 잘하는 베짱이가 좋아요, 일만 하는 개미는 지루할 테니까요라며 멋쩍게 웃었다. 자크베르의 시에는 정장을 입은 개미의 흔적이 없다, 그저 자신의 음악에 미쳐있는 베짱이의 흥겨움만이 있을 뿐. 문학이라는 틀을 부수고 베짱이로서 자신의 감정을 담담하게 말하는 자크베르, 그의 시 하느님 아버지에는 아버지에 대한 모범적인 격식과 예절만이 존재하는 권선징악, 모범생의 감성은 드러나지 않는다. 그저 자신 그대로의 모습이, 하느님 아버지를 대하는 진솔함만이 존재할 뿐이다.

  내가 그를 사랑하는 이유는 개성 있는 베짱이이기 때문이다. 하느님 아버지에게 전달하는 그의 진실과 세상의 고통, 그리고 세상의 신기함이 가져다주는 양면이 그저 단편적인 비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진실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그의 담담함과 진솔함이 방금 끓여놓은 누룽지의 구수한 내음처럼 가슴팍에 와닿는다.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사회를 그림을 그려내듯 읊조리고 있는 자크베르의 담담함과 색채 그것들은 시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영혼에 전해주고 싶다. 그대들의 영혼에 건배.

 

강주희(글로벌대 융합경영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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