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동안 학교 본부측의 이미지 제고 정책에 어느 정도 호의적이었다. 대학의 존립 이유인 학문의 내실을 기한다는 대전제하에서라면 그동안 단지 이미지가 투박하다는 이유만로 입은 손해를 만회한다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미지 정책들은 학생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 보기 힘든 것 같다. 짧은 지면을 고려하여 내가 대표적인 예로서 들고 싶은 사례는 다음과 같다.


최근 교체 공사가 진행 중인 본관 앞을 자세히 살펴 보면 (이름은 모르겠습니다)식물이 그나마 있던 공간의 이곳 저곳을 채우게 된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동안 그 공간이 나무들을 그렇게 빼곡히 심어야 할 정도로 모양새가 이상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최근에 잔디밭에서의 취식에 대한 학교측의 입장 등을 고려했을 때 그 공사를 벌인 취지가 어렵지 않게 드러난다. 학생들이 들어가지 말란 얘기다.


20억원을 들여 교체한 잔디밭에서 학생들이 예전처럼 일광을 즐기며 자유롭게 대화를 주고 받는 풍경을 기대하기란 힘들 것 같다. 학문은 강의실에서 그리고 연구실에서 발전의 토대가 닦이며 쌓여 간다. 그러나 보다 깊은 연구와 사색을 위한 싹은 자유로운 공간에서의 자유로운 대화를 필요로 한다. 대다수 학생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담보로 한 채 깔끔한 외관으로써 잘 보이려 하고 대상이 과연 누구인지 궁금할 뿐이다.<송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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