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잘해야 성공하는’ 시대에 주목받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화려한 말솜씨뿐 아니라 그 내용까지 조리있고 설득력 있어 토론에  단골손님으로 등장한다. 이중 노회찬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은 노동운동의 경험으로 다져진 간결하고 쉬운 언변으로 ‘노회찬 어록’까지 생겨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뜻있는 말로 엘리트주의적이던 기성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노회찬(정치외교학과 79학번) 씨를 만났다.

총선 전후, 국민들에게 재치있는 언변으로 깊은 인상을 심어줬던 노 씨는 말에 대해 나름의 철학을 갖고 있었다. 그는 ‘말’은 생각을 전달하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해 미리 꾸미거나 준비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사실 그간 정치인의 말은 어렵고 복잡해 서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그는 노동운동가로서 서민들과 오랜 시간 활동해왔기 때문에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표현하는 데 익숙하다.

대학시절, 전기용접공으로 서울, 부천, 인천에서 근무하기도 했다는 노 씨는 노동운동을 위해 대학도 뒤늦게 입학했다. 노동현장에서는 노동자와 함께하며 많은 것을 체험했고 대학에서는 최선을 다해 이론적 지식을 쌓았다. 운동 활동을 하다 수업에 못 들어간 일도 많았지만 도서관에서는 많은 책을 읽었다고 회고했다.

개교 99주년을 맞이해 도약을 앞두고 있는 본교 학생들에게  그는 현실적 안이와 세속적 가치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전한다. 진정한 인생의 성취와 행복은 부, 권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며 누리는 것 보다는 생산하는 것에 관심을 가질 줄 아는 고대인이 되기를 바랬다. ‘흐르지 않는 물은 썩는다’는 말처럼 치열한 사색과 고민을 하지 않는 사람은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을 체득했다고 한다. 자기보다는 타인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큰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본교생을 응원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비례대표 9번으로 대학생을 내세웠다. 노 씨는 당내 학생위원회 중심으로 20대와 소통하고 있었다. 민주노동당은 청소년 정치캠프도 대규모로 계획하고 있다. 그간 청년에게 정치는 불신의 대상이었지만 이제는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생활정캄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의 기성세대 독점을 없애고 정치권을 개방하는 데 의식있는 고대인들의 관심과 노력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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