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신헌법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긴급조치 위반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서  재판을 거부했다”

70년대 유신독재 반대운동의 선두에 서 있던 한경남(정치외교학과 68학번) 씨의 말이다.

한 씨는 유신체제에 반대하며 지난 74년 전국대학생연맹(이하 전대련)을 조직했다.

각 대학 학생회가 없어지고 이념 동아리가 전부 해산된 가운데 한 씨는 전국적 학생단체의 재조직을 목적으로 7명의 지도부를 구성하고 전대련을 창립했다. 전대련은 학생들에게 유신체제의 부당성을 알리며 유신체제에 반대하는 데모를 조직하던 중 단체가 드러나면서 긴급조치 9호의 첫 대상으로 재판을 받았다.

이 재판에서 한 씨를 포함한 7명의 지도부는 부당한 유신법정에서는 재판을 받을 수 없다며 모두 재판을 거부했다. 이에 7명은 비밀재판을 통해 징역을 선고받았다.

이 같은 한 씨의 대학생활은 70년대 유신독재 반대운동과 80년대 민주화 운동으로 제적과 복학을 거듭하며 졸업까지 21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다. 89년 졸업 이후에는 전국노동단체연합을 창립하고 의장으로 활동하며 노동운동에 힘썼다.

최근 대학생들의 학생운동에 대해서 한 씨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현재의 학생운동이 학생전체의 운동이 되지 못하고 이념편향의 문제로 인해 입지가 좁아지는 것이 안타깝다”며 “운동권과 비운동권의 대립을 극복하고 학생 조직의 기반이 보다 풍부해 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개교 99주년을 맞아  한 씨는 “본교는 민족대학으로서의 과거를 되돌아 봐야하며, 민족대학의 시대적 과제가 어떻게 변모되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녀야 한다”며 “본교는 21세기에 중심적 역할을 하기 위해 지식창출의 핵심인 인재 양성에 힘써 민족대학으로서의 위상을 지켜나가야 할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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