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 1483호 2면의 기사를 통하여 숙명여대와 인하대가 고려대를 벤치마킹하기 위하여 방문했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덧붙여 숙명여대와 인하대 모두 중앙광장과 LG-POSCO 경영관을 둘러보고 국제화시대에 맞춘 고려대의 대학경영에 관심을 가졌다고 전하고 있다.

 단순히 사실관계의 보도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보도 이전에 사실을 다루는 논점에 대해서는 고민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최근 몇 년간 고려대학교에서 있었던 변화가 올바른 변화라고 할 수 있는가? 이러한 변화가 대한민국의 다른 대학들이 벤치마킹해야할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가? 현재 고려대학교가 하고 있는 작태는 어떠한가? 외부적으로는 겉모습을 치장하여 예비대학생인 수험생들을 상대로 호객행위를 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재학생들을 기업에게 납품할 물건처럼 취급하며 정작 대학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학문의 장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 심지어 모든 전공의 공통된 졸업요구사항은 전공 관련 졸업논문도 아닌 토익/토플과 같은 영어성적이며, 앞으로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말한 사람이 어윤대 총장 본인이다. 즉, 고려대학교의 현재 모습은 대학의 취업학원화의 선두주자격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기사는 마치 중립적인 보도 태도 같으나, 오히려 이러한 모습을 간접적으로 긍정하고 결과적으로 올바른 모습인양 홍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고대신문사는 고려대학교의 건학정신을 선양하고 언론기관의 기본적 사명을 다하여 건전한 학풍진작과 올바른 비판정신을 함양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대신문을 발간합니다.’라는 문구는 고대신문사에서 홈페이지의 고대신문소개에 올려놓은 문구이다. 그러나 이번 기사에서는 건전한 학풍진작과 올바른 비판정신이 들어있는지 의문이 든다. 고대신문에서는 대학의 취업학원화가 건전한 학풍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언론기관의 기본적 사명을 다하여 비판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오히려 학우들의 비판정신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 앞으로 ‘고대신문사는 고려대학교의 건학정신을 선양하고 언론기관의 기본적 사명을 다하여 건전한 학풍진작과 올바른 비판정신을 함양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대신문을 발간합니다.’라는 말에 책임지는 고대신문의 모습을 보고 싶다.    

                                                                       임병식(문과대 한국사00)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