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KU 프로젝트’의 핵심이라는 영어강의 수업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읽고 한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왜 학생들의 68.6%가 ‘영어강의를 듣는 것은 필요하지만 의무화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라고 답하고 그 외의 설문조사에서도 영어강의에 대해 그 다지 긍정적이지 않은 결과가 나오게 되었을까? 나는 그 이유가 영어강의 수업에 대한 학교의 접근 방법이 근본적으로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영어로 된 강의를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 영어강의의 목표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영어강의의 모습을 보면 어떤 식으로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향상시킬지 구체적인 상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런 단계별 계획없이 일부 교양 및 전공 수업을 영어강의로 바꿔버리는 것은 영어에 자신있는 일부 학생들만 들으라는 것이고 영어강의를 꼭 들어야만 하는 04학번에게는 각자 알아서 영어실력을 쌓은 다음에 그 수업을 들으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즉 학교교육을 통해서 점차 영어실력을 향상시킬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2010년 까지 전체수업의 50% 이상을 영어강의로 진행한다는 것은 영어강의 준비에 대한 책임을 학생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영어강의를 확충하고 의무화 한다는 방침은 좋다. 하지만 학교에서 먼저 해야 할 일은 학생들이 영어강의에 따라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수업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수강하는 강의들이 수두룩한 현실에서 틀에 박힌 수업외에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글로벌 KU 프로젝트’를 성공하고 싶으면 우선 교수 1인당 학생수부터 줄이도록 하라!

이용남 (정경대 정외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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