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현재 강사 상황은 어떻습니까.

임성윤 먼저 경제적으로 어려워요. 시간당 강사료가 3만원 정도밖에 책정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대부분의 학교 규정상 9시간 이상 강의 할 수 없기 때문에 한 학교에서 월급을 1백 만원 이상 받을 수 없어요. 또, 교원으로서의 지위를 부여받지 못하다 보니까 방학중에는 월급을 한 푼도 받을 수 없어요.
또, 신분상으로도 불안정해요. 강사들은 다음 학기 강의 배정 여부도 알 수 없고 심지어는 강의하는 중 잘릴 수도 있어요. 연구자라면 다음학기 안정성이 보장돼야 보다 더 나은 연구를 할 수 있는데 시간강사는 비정규직이라서 제대로 된 연구조차 불가능하죠.


이재유 비정규직인 시간강사들이 생계를 위해 여러 대학으로 강의를 다녀야 하는 점을 지적할 수 있네요. 그렇다 보니 수업시간이 끝나면 질문 받고 학생들하고 토론할 시간 없이 바로 다른 학교로 가야하죠. 결국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제대로 된 수업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거죠. 그리고 시간 강사들이 대부분 1백 명이 넘게 듣는 교양과목들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주입식 교육을 할 수밖에 없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80%이상의 학생들이 자거나 핸드폰을 갖고 장난을 치게 되죠. 강의하는 사람도 성인 군자가 아닌 이상 강의하기 싫어지게 되거든요. 수업하기 싫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수업을 하다보니 제대로 된 교육이 될 리가 없죠. 게다가 실질적으로 학부제 실시 이후 학과제 때보다 개설된 수업이 줄어들면서 학생들이 일부 교양에 몰리면서 수업의 질도 낮아졌고요.

사회 현재 강사기간이 길어지게 되면서 점차 직업화되어가고 있습니다.

20년 전이나 10년전에는 강사는 교수가 되기 전 수습기간 같은 과정이었어요. 그런데 이것이 1980년대 초, 졸업정원제(입학시에는 학생 선별을 하지 않고 졸업시 학생정원을 설정하는 제도)로 학생들은  배 이상 늘어났죠. 그런데 교수를 채용하는 인원은 늘지 않았거든요. 결국 교수를 되고자 하는 사람이 적체되고, 결국 강사가 수습기간이 아닌 하나의 직업화됐죠.

교육관련법에 보면 한 학교당 전임 교원이 60∼70%가 되야 한다는 게 법적으로 정해져 있어요. 그런데 법적으로 정해놓은 기준도 실질적으로는 잘 지켜지지 않아요. 학교측에서 교수 비율을 높이기 위해 전임교수, 초빙교수를 만들고, 그것을 교육인적자원부에 신고해버리거든요.

이뿐만 아니라, 교수 중 가장 직급이 낮은 전임강사와 시간강사의 차이가 너무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것도 문제에요.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란 노동법의 원칙도 있는데 대학에서 그것이 완전히 무시되고, 수십 년 동안 당연시 된 거죠. 물론 예전에는 2, 3년만 시간강사를 하면, 교수가 될 수 있었으니까, 시간강사의 시급이 적어도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그러나 오늘날에 교수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시간 강사 중에 열에 하나에요. 이러한 상황 변화는 당연히 시간강사의 시급 문제로 불거질 수밖에 없죠.

윤병태 비정규직인 시간강사와 정규직인 전임교원들  역시 논문을 쓰고 강의를 한다는 점을 볼 때, 크게 차이가 없어요. 우리나라 대학교육 전체를 두고 봤을 때에도 비정규직인 시간 강사들이 대학교육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거든요. 문제는 같은 일을 시키면서 한 쪽에는 다른 쪽의 10배를 주고 있다는 거에요. ‘시간강사’라는 말 자체에도 ‘당신들은 시급 노동자이기 때문에 강의시간에 강의료만 주면 된다’라는 뜻을 담고 있죠.

사회 비정규직교수(시간강사) 노동운동을 하게된 이유는 무엇이며 주위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1987년 이후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자기권리를 주장하게 되면서 ‘시간강사 운동’도 시작됐습니다. 우리 운동에 대해 대학 내 많은 정규직 교수들이 거부감을 나타내죠. 그들이 가지고 있던 허위허식을 깨뜨리는 일을 많이 하거든요. 이렇게 교수들의 권위주의에 도전하다 보니깐 적대의식을 가진 교수들도 꽤 되는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우리 주장에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언론이나 정부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긴 해요. 정부에서도 올바른 대학교육과 대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대학강사의 문제가 제대로 되야 한다고 생각은 하죠. 그런데 대학에 돈을 대 주는 교육자본가들이 교육정책을 결정하기 때문에 쉽사리 바뀌지 않는 것 같아요.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하기 이전부터 대통령이 되면 대학강사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그랬어요. 그런데 임기 말이 되었는데도 개선되는 점이 거의 없어요.

사회 강사노동조합 운동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입니까.

인적역량 축적이 안 된다는 거에요. 사실 우리가 형편이 어렵다고 해도 실질적으로는 공장의 시급 노동자보다는 낫거든요. 또, 우리 사회가 많이 배운 놈한테 편한 사회니까 다른 직업으로 가는 사람도 있기도 하고.
사회 강사노동조합 운동의 의의와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입니까.


일단 조합구성원들의 이익을 도모해내는 거에요. 또 강사들이 대학교육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대학 강사 문제 해결없이는 대학 개혁은 고사하고 대학 교육의 정상화는 힘들어요. 따라서 대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러한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봐요. 그리고 우리 운동이 단순히 대학강사의 지위 상승뿐만 아니라 진보적인 연구자나 교육자들이 배출되는 경로로 자리 매김 할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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