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의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고 미래 천년의 도약을 상징하는 ‘100주년 기념관’이 기공식을 갖고 본격 건립에 들어갔다.
 
고대의 상징물로 오랜 세월 묵묵히 자리를 지켜왔던 호상(虎像)이 이전되고 그 자리에 연면적 7천평, 지하2층, 지상4층의 웅장한 석조 건물이 들어선다고 한다.

지난 3월의 중앙광장 준공에 이어 본교가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내 놓은 두 번째의 야심작이다. 내년에는 그 맞은편, 대강당 자리에 종합 강의동이 건립될 예정이고, 또 5월에는 녹지캠퍼스에 100주년 기념 체육관이 들어선다고 한다. 이로써 본교는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의 핵심사업들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런 외관의 단장에 발맞추어 진정 대학의 100년 역사에 걸맞는 내실은 얼마나 갖추어지고 있는지 돌아볼 시점이다. 본교는 지난 학기 총장문제로 극심한 학내 진통을 겪은 바 있다. 끝내 서리체제가 들어서고 내년이면 다시 새로운 총장이 탄생한다. 학교 행정의 책임자가 짧은 기간에 두 번이나 바뀌는 상황에서 업무의 연속성이 제대로 이뤄지리라고는 크게 기대할 수 없다. 학교 구성원 내에서도 100주년 기념사업이 다른 학내 문제에 파묻혀 지지부진하다는 목소리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100주년 기념사업회의 3주체인 학교, 재단, 교우회도 지난 학기의 총장문제 이후 제대로 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학교당국은 이런 주위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지 않도록 100주년 기념사업의 내실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대학의 100년은 과거의 업적들을  보존하는데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쌓아온 성상(星霜)의 무게만큼  미래에 대한 책임도 무겁게 져야 한다. 미래의 책임있는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본교의 내실있는 인프라 구축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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