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매주 월요일을 고대신문과 함께하고 있는 학우입니다.

지지난주에 특집기사로 다루었던 '근로장학금'실태에 관한 기사에 아쉬운 점이 있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유지선 기자님께서는 본교의 근로장학금이 일정한 기준없이 선발되며, 아는 사람을 통해 자리를 물려받는 다는 것을 헤드라인으로 기사를 작성하셨는데 이것은 일정부분 사실을 왜곡한 기사인 것 같습니다.

실제 근로장학생으로 일하는 학우들 중 대다수가 학교 포탈을 통해 신청 후 선발된 학생들입니다. 물론 일부는 아는 선배를 통해 소개를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포탈을 통한 공고 후 지원자가 적거나 없어서 부득이하게 인맥을 통해 수소문한 경우거나 몇몇 학우가 친분을 통해 소개를 한 경우로 그 수가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사를 실으려면 적어도 전체 근로장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하거나 선발경로를 물은 후에 실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대신문은 고대의 창이며, 학생과 학생들간의 소통도구이기 때문에 일부 학생들의 사례를 마치 대다수인양 보도하는 것은 언론이 가져서는 안되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근로장학생의 선발 기준에 대해서도 비판을 하셨는데 이건 제 의견일수도 있지만 본교의 장학금 현황이 매우 열악한 상황에서 <성적장학금도 못타고, 집안 사정이 너무 어려워서 정부에서 학비를 조달받거나 면학장학금을타는 상황은 아닌 소위 중간에 낀 학우들..>에게 지금의 근로장학생 선발은 소중하고 중요합니다.

공부도 못해서(실제로 열심히해도 35%밖에 타지 못하는데..) 장학금도 못받고 학교나 정부의 기준상의 어려운 집안 사정은 아니지만 학비조달과 생활비조달의 어려움을 겪는 학우는 한두명이 아닙니다. 그런데 근로장학생마저 성적을 기준으로 뽑는다거나 무조건 '부동산''소득세'를 근거로 뽑는다면 오히려 정말 일이라도해서 가계에 보템이 되고자 하는 학생들은 갈 곳이 없어집니다.

마지막으로 '근로장학생 실태' 기사를 작성함에 있어 진짜 근로 장학생들의 실태가 어떤지, 복지가 어떤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근로장학생들이 하는 일들이 하찮아 보일 수도 있지만 학교의 행정상 근로장학생이 없이는 고려대학교는 멈추고 맙니다. 근로장학생들이 학생보조원이란 이름아래 여러가지 역활을 하는데에 반해 학생들의 복지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장학금'이란 이름을 붙여서 그렇지 일종의 비정규직으로 학교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외부에서 보면 아주 편하게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실제로 그런 자리도 있습니다.) 정규직 교직원들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일을 하는 자리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보조원들에게는 정규적인 휴가나 생리휴가등이 없습니다.

또, 한가지 사회의 불평등을 최전선에서 타파해야할 대학에서 여전히 성차별적 관행들이 되풀이 되고 있다는 점을 함께 기사에서 다뤄졌으면 좋았을뻔했습니다. 학생보조원 선발 공고가 나면 대부분 남학우를 선호하며, 여학우를 뽑는 자리는 대부분 '처장실'이며 그 이유가 '차'를 타서 손님을 접대하고 '처장님'의 책상을 닦고 사무실을 청소시키기 위해서이기 때문입니다. 저희 사무실(과도관)의 경우에도 '차'를 타는 학생보조원이 전담으로 정해져 있고, 이 자리는 항상 여학우를 뽑습니다. 여학우가 커피를 더 잘탄다는 것은 그저 편견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경우가 어느 사무실에서나 마찮가지로 만연해 있습니다.

앞으로도 공정하고 비판적인 기사를 많이 실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박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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