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학기는 학생회 입장에서는 다사다난했던 시기였을 것이다. 일제잔재청산운동을 시작으로 삼성 이건희회장의 명예박사학위수여사태, 학생회비 예결산안에 대한 회계부정의혹 등으로 각종 공중파 및 인터넷상으로 논란이 계속되었던 학기였으니 말이다.여기에 이번엔 학생회비의 자율납부방식으로의 전환에 관하여 또다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학생회라는 기구는 학생들의 동의 혹은 합의속에서 이루어지는 단체라는 점에서 학생들의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모든 행위는 정당성을 획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행위는 학생회의 기반을 이루는 학생들과의 유리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밖에 없다. 그러한 면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학생회비납부의 가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학생회비 자율납부방식은 일단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학생회비자율납부 논의를 바라보면서 일말의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학교측이나 학생회측에서는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고 자신들의 주장의 정당성을 강조하고만 있을 뿐 정작 논의의 밑바탕을 이루어야만 하는 학생들의 의견이 설 자리는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학교측도 고압적인 자세로 ‘통보’의 입장을 취하는 것은 아무리 학사행정이 학교의 권한 중 하나라지만 학생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학교와 학생회가 논의의 장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면 학내여론을 반영하는 언론기구인 고대신문에서 이러한 장을 마련해야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한 면에서 1학기 종강호에서 이와 같은 논의의 장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정환욱(문과대 한문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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