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100년, 스포츠 100년’ 행사로 열린 에인트호벤과의 축구경기는 월드컵의 국민적 영웅 히딩크 감독과 고려대가 배출한 국내·외 축구 스타들이 총출동한 점에서 고려대만의 스포츠 축제에서 벗어나 국민적 스포츠 여흥이라 하기에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고려대는 사학 명문으로서의 위치만큼이나 대학스포츠의 큰 주춧돌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박진감 넘치는 장면에 응원가를 부르기 이전에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재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는 교내 스포츠 시설이다.

우리는 매해 가을마다 역동적인 장면에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하고 땀 흘리는 선수들과 혼연일체가 되지만 과연 우리들은 교내 어디서 운동을 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전문 기능성 위주로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는 교내 시설에 비해 교내 수업과 경기, 운동부의 운동 등 종합적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곳은 바로 녹지 운동장뿐이다. 그래도 운동장이 새단장을 하면서 활용도는 높아졌지만 학생들 대부분이 활동하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그것도 유일한 대운동장이라는 사실은 ‘고대 100년, 스포츠 100년’이라는 타이틀을 안쓰럽게 한다.

그래도 마른 땅에 비 오듯 옛 노천극장 자리에 ‘다목적센터(가칭)’가 세워지고 있다. 하지만 한참 시공중인 체육관의 활용도가 아직까지도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살아 숨쉬어야 할 체육관이 또 하나의 멋진 장식물로만 자리잡지 않을까 하는 기우가 들기도 한다.

고려대는 현실에 맞게 청사진을 마련해 교내 스포츠 시설에 대한 투자를 점차적으로 늘려야 한다. 운동부의 승리만큼 스포츠 시설 투자를 통한 학생들의 스포츠 활동 증가는 분명 고려대의 강력한 힘으로 되돌아 올 것이다. ‘고대 100년, 스포츠 100년’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에 어울리는 고려대 스포츠의 내실있는 발전을 기대해 본다.
  

정규수 (대학원·체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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