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했던 한 학기가 지나가고 어느덧 2학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2005학번으로 고려대학교에 입학한 신입생들은 처음 맞는 대학교의 긴 방학이 꽤나 낯설게 느껴졌을 것이다. 개중에는 알찬 2학기를 위해 열심히 학업에 정진하는 학우들도 있을 테고, 더 많은 경험을 쌓기 위해 여행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우들도 있을 것이다. 올해 초 있었던 새터에서 처음 만나 서먹서먹해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항상 그들을 따라다니던 신입생이란 호칭마저 2006학번들에게 내주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이번 방학호를 통해 2학기 때부터 본격적으로 학생회비 자율납부제가 실시된다는 기사를 접했다.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에게 자율적인 의사선택권을 준다는 이유로, 또 학생회 측에서는 학교 측이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이유로, 각자의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 런 그들만의 다툼에서 다른 많은 학생들의 참여는 얼마나 이루어지고 그들의 의견은 얼마나 반영될 것인가. 특히 이런 문제들이 점점 신입생들과는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문득 작년의 타이거플라자 소동이 떠오른다. 처음 대학교에 입학해서 이제 막 학교에 적응을 하려고 할 때쯤 터진 ‘타이거플라자 사건’은 당시 신입생이었던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하지만 그 때의 많은 생각들이 2005학번 신입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함께 공감하고 교류할 수 없었다. 이번 학생회비 자율납부제 역시 그렇다. 직접적으로 변화를 겪는 재학생들은 각자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 들어올 06학번들에게도 그런 생각이 전해질 수 있을까.

기사 중에 2006년도 수시모집 1학기 경쟁률이라는 기사가 눈에 띈다. 앞으로 그들이 입학해서 바라보게 될 고려대학교는 어떠한 모습일까. 타이거플라자가 성업하고 학생회비 자율납부제가 정착된 겉모습일까. 아니면 많은 학우들의 치열한 논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고려대학교일까. 후자이기를 바라면서 필자는 그 역할을 조심스레 고대신문에 미루어 본다.



오현중(문과대 철학과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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