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대제전’ 정기고연전이 1:4의 패배로 막을 내렸다. 비록 패배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승패에 상관없이 고, 연 양교의 우정을 다질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해마다 9월이면 거행되는 고연전은 양교의 정열을 표출하며 애교심의 고양과 우의를 굳건히 하는 자리이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 열띤 응원, 그리고 모두가 하나가 되는 흥겨운 기차놀이는 감히 고, 연 양교의 1년 행사 중 꽃이라 불릴 만하다.

하지만 고연전은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그 이면에는 많은 부정적인 측면이 존재한다. 최근 외부의 고연전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층 차가워진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닌가 한다.
‘안티 고연전 운동’ 이란 것이 있다. 이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현재의 고연전이 순수한 대학축제의 장을 넘어서 상업성이 짙은 행사로 퇴색되었고, 남성주의적이고 장애인을 차별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고연전 후의 함부로 더럽혀진 교정을 예로 들며 미숙한 질서의식을 지적한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모두가 함께하는 고연전을 만든다고는 하지만 아직 고연전에서 장애학우들이 설자리는 많지 않다. 매 경기가 끝날 때마다, 뒤풀이 때 마다 주변을 깨끗이 하자는 각성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여전히 산더미처럼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에 학내 미화원분들은 허리가 휠 지경이다.

고연전도 좋고 즐거운 뒤풀이도 좋다. 하지만 행사가 즐거우면 즐거운 만큼 우리는 좀 더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고대신문도 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박진감 넘치는 고연전 기사를 내보내는 것도 좋지만 모두가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를 다루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흔히 언론사에서 하듯이 캠페인을 벌여보는 건 어떨까? 가령, ‘고대신문이 주최하는 깨끗한 고연전 만들기 운동’ 같은 거 말이다.   
오현중(문과대 철학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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