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주변에 맛집은 없다? 너무 성급한 판단은 아닐까. 약간의 발품을 팔면 여러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신문·잡지 등 각종 매체에 소개된 곳부터 독특한 맛으로 사랑받는 음식점까지 안암골 주위에 학생들의 발길이 뜸한 각종 맛집을 찾아갔다.


◎한번 가면 단골이 된다 - 동우 설렁탕
“사장님, 저 또 왔습니다.” 이런 인사말은 ‘동우 설렁탕’ 집에서 쉽게 보는 풍경이다. 손님의 대부분이 단골손님이라는 동우 설렁탕은 설렁탕과 양지수육 단 두 가지 메뉴로 올해 36년을 맞는 설렁탕의 명가. 부모의 뒤를 이어 임동식(남·39)씨가 직접 모든 요리를 도맡아 2대째 이어진 설렁탕 맛은 남다르다. 미리 밥이 말아져 나오는 깔끔한 맛의 설렁탕과 새콤달콤한 김치 국물에 면을 말아먹는 김치 국수는 동우 설렁탕만의 자랑. 지나던 길에 우연찮게 들렸다가 단골이 됐다는 이용환(남·50)씨는 “처음에 왔을 때 설렁탕에 밥이 말아 나오기에 먹다 남은 밥이 아닌가 의심했지만 곧 맛에 반해 계속 찾게 됐다”고 말했다. 임동식 씨는 “이렇게 찬밥을 탕에 말아야만 설렁탕의 기름기를 밥알이 다 흡수하고, 밥맛과 국물 맛이 어우러져 고소한 맛이 난다”며 “동우 설렁탕 맛에 비밀은 밥을 일부러 찬밥으로 만든 뒤 탕에 섞어 담백한 맛을 만들어 내는 것, 바로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설렁탕 한 그릇에 5000원으로 추가 공기 밥과 국수사리는 무한 리필이 가능하다. 성북구청 후문 앞에 위치하며 정대 후문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내려 10여분 걸어야 한다.  02-926-5243


◎줄서야만 먹을 수 있다 - 나정순 할매 쭈꾸미
손님이 왕이다? 저녁 7~8시 사이 ‘나정순 할매 쭈꾸미’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이다. 가게 바깥으로 길게 늘어선 줄 속의 손님들은 불평 한마디 없다. 빈자리에 따라 인원수에 맞춰 입장해야 하는 아쉬운 손님들의 모습을 보면 그 맛을 짐작할 수 있다. ‘나정순 할매 쭈꾸미’는 오랜 음식 장사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특별한 양념장과 신선한 재료로 얼큰하고 시원한 쭈꾸미 맛이 자랑거리. 특히나 중독성이 있다싶을 정도로 매운 양념장은 한번 먹고 입에 손 부채질을 하다가도 다시금 젓가락을 뻗게 만든다. 쭈꾸미는 타우린 성분 함량이 높고 술의 해독 작용이 있어 술안주로도 그만. 손님으로 온 김성현(남·30)씨는 “쭈꾸미가 매운 편이지만 속 쓰리지 않고 먹고 난 후 뒤끝이 개운하다”며 “추운 날 소주 생각날 때 술안주로 제격”이라 말했다. 1인분에 만원으로 다소 비싼 감이 있지만 양이 많고 먹고 난 후 남은 쭈꾸미 양념장에 볶아 먹는 밥 또한 별미. 쌀쌀해지는 날씨 탓에 자꾸 움츠리게 된다면 나정순 할매 쭈꾸미의 화끈한 맛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용두동 4거리 농협 뒤편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인아주머니의 손으로 덥썩 덥썩 집어주는 양념된 쭈꾸미를 사서 집에서 해먹어도 제맛이다. 02-928-0231


◎약재가 들어간 웰빙 베트남 쌀국수 - 호아빈
색다른 맛을 찾고 있다면 베트남 쌀국수로 입맛과 건강을 한번에 잡아보는 것은 어떨까. 베트남 쌀국수는 일반적으로 퍼(pho)라 불리는 면에 소고기 육수를 부어 만든다. 호아빈에서는 여기에 11가지 약재를 10시간 이상 우려낸 육수를 더해 독특한 맛을 강조한다. 호아빈의 쌀국수는 보통 국수에 비해 진한 국물에서 나오는 향긋, 쌉싸름한 맛이 일품. 거기에 네모진 쌀국수 면발은 밀가루 면에 비해 거친 입자가 혀로 느껴져 더욱 입맛을 자극한다. 또한 밀가루 국수와는 달리 먹고 난 후 밥을 먹은 듯 오래가는 포만감은 쌀국수만의 특징이다. 국수에 들어있는 양지부위의 고기를 칠리소스와 해선장을 버무린 양념장에 찍어먹으면 동·서양의 맛이 조화된 이색 맛을 즐길 수 있다. 기름기를 쫙 뺀 저 칼로리 음식이라 여성 고객층이 많이 찾는 곳이며 국수를 제외한 다양한 메뉴와 에피타이저로 한번쯤 들리기에 좋은 곳이다. 참살이 길로 진입 50m지점 2층에 위치한다. 02-924-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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