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2005년 2학기 본교에서 수학하고 있는 외국인 교환학생은 약 200명에 달한다고 한다. 정말 캠퍼스를 걷다 보면 외국인 학생들이 많이 보인다. 돈 들여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다른 문화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어울릴 수 있는 것은 우리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다.

고려대에 더 많은 외국인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그들로 하여금 우리학교에오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학생 교류가 활발해지기 시작한 최근 몇 년의 경험과 성과를 돌아보고 무엇이 잘 되었는지 또 잘못되었는지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지난 번 '본교로 온 교환학생들'이라는 기사를 읽고 아쉬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네 명의 교환학생을 섭외하고 지면을 한 페이지나 할애한 기사에는 한국어가 어렵다, 한국이 아주 멋지다는 등의 듣기 좋은 얘기들만이 있었다. 길에서 잠깐 마주친 외국인 관광객들도 그 정도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우리학교에 와 있거나 왔던 교환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문제점이 많다. 고려대나 한국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는 사람들도 본 적이 있다.

우선, 국제어학원에서 이루어지는 한국어 코스는 기초반부터 100% 한국어로만 진행되어 따라가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도 있고, 아시아권 학생들에게 맞춰진 강의로 다른 대륙에서 온 사람들은 따라가지 못해 무척 힘들어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둘째로, 영어강의를 확대하여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체계적인 커리큘럼의 청사진도 없이 언어만을 영어로 급하게 바꾸다 보니 강의의 내용적인 면에서는 불만이 늘어나게 되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외국인이 한국을 알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강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글로벌 프로젝트를 통해 이루어져야 할 것은 '고려대'의 글로벌화다. 진정한 세계화는 영어를 잘하고 캠퍼스에 외국인 학생들이 많은 것이 아니다. 외국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것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올려놓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것 없이는 우리학교는 외국인 학생들에게 존재의 이유가 없다. 외국의 어느 어느 학교랑 별 다를 게 없어서야 누가 한국 고려대학교에 오고 싶어 할까? 영어소통도 더 원활하고 물가도 싼 다른 곳을 선택할 것이다.

신상희(신문방송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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