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는 지난 99년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투표율 50%를 채우지 못했다. 당시 학생들은 학생회와 학생운동의 위기를 성토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그 뒤 열린 두 차례의 선거에서도 규정 시간 내 투표율이 과반수를 넘지 못했다. 결국 후보들은 캄캄한 밤까지 선거 무효를 막기 위해 학생들에게 투표를 부탁했고, 선본 학생들은 학교주변 PC방 등을 돌아다니며 ‘지지’가 아닌 '투표'를 호소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연장 투표를 거쳐야만 과반수를 넘는 현실의 일차적인 책임은 당연히 학생회에 있을 것이다. 학생회가 진정 학생 대다수의 의견을 아우를 수 있는 학생 대표 단체의 모습을 보였다면 자신들의 대표를 뽑는 선거에 학생들이 그 정도로 무관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를 단순히 학생회의 잘못으로만 국한시키는 것은 다소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누가되든 무슨 상관이야 ’라며 아예 나와는 상관없는 일인양 하는 대다수 학생들의 태도에도 문제가 없진 않기 때문이다. 학생회의 일 주체로써 자신의 권리이자 의무를 망각한 채, 학생회에게 수혜만을 강요하는 이기적인 모습이 우리의 모습은 아닌가 반성해 볼 때이다.


이제 또 한 번 선택의 그 날이 왔다. 이번 주부터 학생회 선거에 입후보한 학생들의 발걸음은 각 강의실과 캠퍼스를 향해 분주히 옮겨질 것이고 그들은 소리쳐 자신들의 공약을 외칠 것이다. 유권자로서 권리이자 의무를 가진 학생들은 그들의 외침에 한번쯤 귀기울여 보자. 입후보자들도 선거 기간에 외친 자신들의 외침과 학생들에게 표를 바랬던 그 간절한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학생 없는 학생회는 더 이상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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