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전국농민대회가 지난 13일 여의도 광장에서 열렸다. 농민대회 사상 유례없는 인원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농민들은 한 목소리로 정부와 정치인의 空約 남발을 성토했다. 김영삼 정부의 쌀 개방 저지 정책, 김대중 정부의 농가부채탕감 정책이 이미 虛言으로 끝난 마당에 대선 때마다 나오는 후보들의 선심성 공약이 미덥지 않은 것도 이해할 만 하다.

박정희 정권 이후 경제 성장에 온 사회가 집중해 있을 때 한국 농업은 성장의 엔진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그러나 고도성장과 세계화로 인한 농업의 황폐화는 날로 가속화되었고 그런 와중에도 정치인들은 선거철마다 표심을 위한 空約에 열을 올려 온 게 사실이다. 결국 기대에 대한 실망은 분노로 돌아와 7만 명이라는 농민이 참여하는 투쟁궐기로 나타났다.

자유 무역이 확대되면서 세계 경제의 무역 장벽이 사라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나라가 여러 나라와 FTA 협정을 맺고, WTO에서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농산물을 개방하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선택일 수도 없다. 그러나 정부는 더 이상 이런 상황 논리에 급급해 농민들에게 맹목적인 희생만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우리의 농업이 개방에 적응할 수 있는 체질 개선을 하도록 구체적인 정책을 내 놓아야 한다. 장기적인 계획없이 朝令暮改하는 정부의 임기응변적 농정에도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의 농업 인구는 여전히 4백만에 이른다. 산업생산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다고 해서 그 중요성이 간과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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