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선포식에서 밝힌 2010년도 서창캠퍼스 캠퍼스 맵. 독립채산제 실시로 독자적인 발전정책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
서창캠퍼스(이하 서창)에 독립채산제가 시행된지 4년째다. 독립채산제는 국내 일부대학 제 2캠퍼스에서는 시행하거나 시행하려는 계획중이다. 대표적인 학교로는 연세대 원주캠퍼스와 경희대 수원캠퍼스가 있고,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는 독립채산제 시행 계획 중에 있다.

독립채산제를 간단하게 정의하면 재정분리를 통한 행정효율극대화다. 현재 본교는 △안암캠퍼스(이하 안암) △서창 △의료원 △산학협력단 4개의 회계로 나뉘어 독자적으로 경영되고 있다. 서창은 지난 2001년 의료원이 독립채산제 시행한지 1년 후인 2002년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시행초기부터 논란이 많았다.

서창단독의 수익사업 부재, 기부금의 유치, 소액의 재단전입금을 문제로 학생들의 여론은 좋지 않았다. 등록금만으로 학교를 어떻게 운영할 수 있는가에 의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그 당시 학생들은 “안암에서 가져간 돈이 얼만데 쓸모가 없으니까 버리는 것이다”고 비난했다. 독립채산제가 시행되기 전에는 회계가 하나로 이뤄졌기 때문에 서창에 대한 회계정보를 알 수 없어 이런 오해가 발생했다.

김은호(과기대 생명정보공학과) 교수는 독립채산제를 ‘정체성’이라고 표현했다. 김 교수는 “서창의 구성원들은 서창만의 정체성을 갖지 못했으나 독립채산제는 정체성을 갖게 해주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비전선포식 축사에서 어윤대 총장은 “아직도 서창교수들 중에서 몇 년 후엔 안암에서 가르치겠지 하며 착각을 하는 분들이 있다”며 현실을 꼬집었다. 이러한 일들은 서창에 대한 애정과 정체성이 부족해 생긴 일들이다.

하지만 서창의 독립채산제는 타 대학에 비해 그 시기가 늦은 편에 속한다. 연세대 원주캠퍼스와 경희대 수원캠퍼스는 독립채산제를 시행한지 15년 이상이 됐다. 서창은 독립채산제 이후 교육시설투자를 진행 중이다. 독립채산제 이후 호연학사 진리관을 시작으로 농심국제관이 지어졌으며 종합운동장은 건설 중이다.
 
그리고 서창은 비전선포식을 통해서 계속 교육시설에 투자할 것임을 밝혔다. 그 내용으로 10년 이내에 △제 4호연학사 △산학협력관 △종합실내체육관 △메디컬센터 △종합생활관 △외빈용 숙사를 짓는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신봉초등학교와 오송생명과학단지 내 토지를 구입할 예정이다.

이들 사업을 추진하는데는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이 막대한 재정들을 어디서 가져올까? 독립채산제로 서창내 모든 시설들은 서창재정으로 해결해야 할까? 많은 학생들은 서창 재정으로 해결해야 할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하지만 농심국제관이나 진리관 같은 100억원 단위가 넘는 건물들은 학교 본부에서 지원을 했고, 앞으로도 지원할 계획도 갖고 있다.
독립채산제 첫해인 지난 2002년에는 서창예산이 482억원이었다. 하지만 5년사이 올해 예산은 760억원으로 63.4%가 증액돼 서창의 예산 증가폭이 커졌다.

독립채산제를 시행하지만 학생등록금과 교직원의 보수는 안암과 동일하다. 이에 이광현 부총장은 “만약 등록금과 교직원의 연봉을 차별화 시키면 등록금은 올라가고 교직원들의 연봉은 내려가야 한다”며 “그런 문제들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독립채산제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학생 수다. 왜냐하면 모든 대학들은 학생들의 등록금을 갖고 운영하기 때문이다. 선진국에 있는 대학들은 등록금보다는 기부금이나 자체수익사업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독립채산제를 시행한지 18년째인 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는 독립채산제를 어떻게 시행할까? 우선 원주캠퍼스의 재학생은 약 6000여명정도다. 원주캠퍼스는 원주 의과대학를 갖고 있지만 의과대학 별도로 독립채산제가 이뤄진다. 원주캠퍼스의 등록금 의지율은 74%로 다소 높은 편이다. 원주캠퍼스 기획팀 변상원 부장은 “아직까지 독립채산제가 어려움에 봉착한 적은 없었다”며 “하지만 등록금 의지율 등 모든 걸 복합적으로 봤을 때 재정적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독립채산제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학생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변 부장은“약 8000여 명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원주캠퍼스도 현재 수익창출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 변 부장은 “아직은 발표할 단계는 아니지만 모색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주캠퍼스에 연세대학교 재단은 연세원주영어교육학원사업을 하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수익금은 법인전출금을 통해 원주캠퍼스에 쓰인다.

현재 서창에 입학하는 신입생 수는 한해 1500명이고 재학생수는 약 6000여 명이다. 독립채산제가 재정적 문제를 훌훌 털어버리기에는 많은 숫자는 아니다. 게다가 정부는 대학구조조정 목표를 궁극적으로 정원감축을 지향하고 있다.

서창에서 독립채산제를 두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의 반발은 소모적인 논쟁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독립채산제는 지금까지는 무리 없이 시행돼 왔다. 이제는 그리고 미래를 위해 구성원들의 의견일치가 중요하다.

서창은 나름대로의 수익모델 창출과 기부금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등록금의지율을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올해 등록금 의지율은 64.7%로 전국 사립대 등록금 의지율 평균과 비슷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외부에서 돈을 끌어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다. 그래야 정원감축이 일어나도 독립채산제 시행에 지장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경희대 수원캠퍼스 기획처의 한 직원은 “독립채산제 시행이 잘되려면 근본적으로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해야한다”며 “학교의 질을 끌어올리면 기부금, 우수한 학생유치 등 부수적인 것들이 자동적으로 따라오는 것은 당연지사 아니겠느냐”며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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