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숙대 창학 100주년 기념식에서 수십여명의 고대생들이 집회를 하면서 행사를 망쳐버렸습니다. 그 행사는 저희 대학에서 수 년동안 준비한 것이었습니다.
고대생들이 주장하는 얼마나 옳든 그렇게 행동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시위에 참석했던 학생들에게 문제를 제기했더니 오히려 자기네들이사과를 받아야한다면서 무례하게 굴더군요.
모든 고대생들이 그 사실을 알도록 고대신문에 실어주시기 바랍니다.
그 학생들의 신분이 고대생이던 아니던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전체 고대생이 책임의식을 느껴주시길 바랍니다.


아래 글은 학교게시판에 한 학생이 올린 글을 조금 다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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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2일 시위장소(?)에서 가장 처음으로 고대생들에게 나가달라고 소리쳤던 숙명인입니다. 학교 행사에 참여하려고 학교에 도착한게 약 5시 40분쯤이었습니다.
학교 제2창학 정문에 시위하는 듯한 사람들이 여럿 있길래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고대생들이더군요.
시위내용을 자세히 들어보니 고대생 7명 사태때문에 항의를 하러 온듯 했죠.

그리고 또 한가지..우리대학 학생들 대부분 우산을 쓴채로 각자 자리에서 멀리 떨어져 무슨일일까..왜 저럴까..뭐야..이런 표정으로 있었습니다.
지켜보다가 도저히 안된 저희 다른 친구가 먼저 정중하게 얘기했죠.
저희도 숙명여대 재학생이지만, 재학생이라 상대방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겠지만,
이런 시위는 방법이 잘못됐으니 그쪽 학교에서 하시라구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듯이...콧구멍으로도 안들으시더군요..
확성기를 쥐신 여자분 목소리만 더 커질 뿐이고..
결국 미대생으로 추정되는 여성분들이 확성기를 빼앗아들고 제2창학문에서 정문까지,
무려 빨간불에 택시들까지 달려오는 상황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며 뛰어도망갔구요,
제가 보기론 고대생이 쫓아가서 무력을 행사하며 확성기를 다시 뺏어온걸로 알고있습니다.

확성기를 다시 가지고온 고대생들 목소리는 더더욱 커졌구요.
결국 참을 수 없어서 저희도 목소리를 높였죠.
제발 나가달라고. 오늘은 백년에 한번오는 우리대학 백주년 기념일이라고.
지금 하고있는 이야기는 여기서 할 이야기가 아닌것 같다구요.
처음엔 목소리가 너무 울분에 차서 떨리더군요..
그래서 아마 몇몇 학우분들이 저희가 눈물을 흘린줄로 아시는것 같아요..

어쨌든 상황이 더 악화되는 듯 했고,
흥분하신 학교 관계자분들이 반말로 나가라고 하시기도했죠.
하지만, 우리모두 인정하듯 그럴만한 상황이었고,
그들이 우리에게 무력을 행사하지 말아라..라고 하기엔 이미 그들도 충분히 무력으로 우리의 행사교문을 점령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자칫 우리대학도 함께 엮일것 같은지 우리측은 무력을 행사하지도 못했구요.

결국 우리대학 대외교류팀 처장님께서 오셔서
더이상 여러분들 총장님은 안계시니 이렇게 시위를 하더라도 전해지지 않는다.
오늘은 우리의 중요한 날이니 일단은 돌아가주시기 바란다.
라구 말씀을 전하시고, 또 숙명인들의 잇따른 항의에 못이겨 그들이 돌아가게 된 겁니다.

그 안에 몇몇분이 말씀하신것처럼 담배를 핀 사람도 있었구요,
저에게 시끄럽다고 소리친 남자분도 계셨습니다.

담배 피신 두분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지만,
학우들이 담배를 끄라고 항의하자 저를 똑바로 바라보며 "여기 실외거든요" 했더랬습니다.
제가 "여긴 숙명여대, 저희학교거든요." 라고 말해서 겨우 궁시렁거리며 끄긴 했지만,
그들이 항의를 하는 숙명인들 앞에서 보란듯이 담배를 꺼내문 행동 자체가,
도저히 평화시위를 외치는 사람들이라고 보기엔,
이미 말도 안되는 무지막지하고 상식 이하의 행동이었습니다.

전 오늘 가장 오래 소리를 지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이 과연..이곳이 연대라도 그랬을까요??
연대가 아닌 다른 어떤 남녀공학이라도??
울음섞인 외침으로 우리학교에서,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 나가달라고 소리치는, 그 대학 재학생들을 앞에 두고, 담배를 꺼내물며 흡연의 자유를 말한 그들이..
그게 과연 정당한 학생운동일까요??
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오늘 그 자리에 왔던 그 분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어떤 배짱으로, 무슨 생각으로 오늘의 시위를 벌였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고대 재학생들에게라도 지지를 얻으려면,
지지를 얻을만한 생각과 행동을 기본에 두고 행하라구요.
내용과, 행동의 타당성을 모두 갖추어 주길 바란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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