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경우 우천시 경기가 취소가 되면 다음 날 더블헤더로 경기가 열리곤 한다. 한 게임이 끝나고 20분의 휴식을 갖은 뒤 바로 다음 경기를 진행하는 더블헤더의 입장료는 기존 입장료보다 1.5배 정도 더 비싸지만 처음 경기의 8회 이후에 들어가면 한 경기 가격으로 두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어찌되었건 야구광이라면 하루에 자신이 좋아하는 팀의 경기를 두 번이나 끊임없이 볼 수 있다는 것만 해도 큰 기쁨일 뿐만 아니라 금전적인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대학 캠퍼스에서도 더블헤더를 찾을 수 있다. 좀처럼 겹치지 않는 시험 스케쥴이 겹치게 되었을 때 누가 명명한지는 모르지만 '더블헤더' 라는 명사로 그런 상황을 비유하곤 한다. 야구의 더블헤더와 마찬가지로 대학의 더블헤더 역시 막강한 체력과 적절한 작전이 필수적이다. 하루에 한 과목 보기도 벅찬데, 더군다나 공대생의 경우 전공 시험이 겹치게 되면 가히 눈물 지으며 한 과목은 gg를 치는 학우들이 많으니 (혹은 모두 본 다 해도 두 과목의 성적을 모두 기대하기란 어렵다) 야구의 신이라는 김인식 감독과도 같은 명철한 두뇌작전이 필요하다.

복학 첫 학기에 말로만 듣던 더블헤더에 걸렸다. 교양시험까지 합친다면 이틀 연속 더블헤더. 예전 한화시절 구대성이 더블헤더 1차전 구원승, 2차전 선발승을 거뒀다는 이야기가 잠시 떠오른다. 하지만 분명한건, 야구의 더블헤더건, 대학의 더블헤더건, 지켜보는 이들은 즐거울 따름이다. 아, 비운의 공대생이여!

(원호섭)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