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은 시청률 ‘전쟁’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느냐는 광고수익을 결정할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의 존폐 여부에도 영향을 미친다. 신문 역시 발행부수로 그 영향력을 평가받는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읽을 때 기사가 빛을 발한다는 점에서 신문 기자 역시 발행부수를 무시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고대신문의 가판대 옆에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매체들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고대신문의 입지는 좁아졌다. 기성 언론에서 만드는 매체들이 대학생을 위한 유용하고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이전의 학내언론이 담당하던 역할은 줄어들었다. 고대생들의 손길이 화려한 잡지들에 이끌리고 있는 이 시기에 고대신문은 학내언론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 고민했을 법하다.

 고민의 흔적은 지난 학기 고대신문의 변화에서 나타난다. 변화의 방향은 고대 안으로 향했다. 기획면은 학교의 다양한 정책과 시설 등을 진단하는 신입생강좌 시행 이후에 대한 평가, 학생복지시설 실태조사  등으로 채워졌고, 기자의 눈은 고대생을 대신해 휴게실, 정수기, 셔틀버스 등을 점검했다. 대학면에서는 고대의 주력 정책인 영강에 대한 학생의 만족도를 조사하고 타대학과의 비교를 통해 심도 있는 조사를 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제39대 안암총학 재선거에 대한 공청회와 여론분석 기사는 선거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동시에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제공하면서 고대생들의 눈과 귀가 되고자 했다. 또한,‘고려대사람들’이라는 면을 만들어 사회 각계각층의 고대 교우와 교수 및 학생들을 만나 작년보다 더 유익한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이러한 고대신문의 변화의 방향은 매우 긍정적이다. 물론, 이전의 고대신문이 치중했던 시사, 문화와 같은 사회 전반과 관련된 이슈 역시 대학생들이 반드시 알아야하고 고민해야 하는 것들이지만 지금의 대학생들은 더 이상 학내언론에게 이러한 역할을 맡기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어떤 언론기관도 따라올 수 없는 고대신문만의 경쟁력이 있다면  고대의 교내외 문제와 관련된 심층보도일 것이다. 총학생회 재선거, 출교 사태에서부터 학교의 정책 및 시설 실태 조사는 기성 언론에서는 크게 관심을 갖지 않지만 고대생과는 밀접하게 연관된 이슈이자 고대생이 만드는 신문이 가장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고대신문만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난 학기 변화의 방향을 계속 유지 발전시킨다면 다매체시대에도 고대생들이 필요로 하는 언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성은 (정경대 정외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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