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 반대로 가고 있었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 가는지, 그 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god '길' 중에서)

몇 년 전 유행했던 한 노래의 가사이다.
갑자기 이 노래를 떠올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여느 때처럼 새벽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학교로 가는 길이었다.
발표 과제물에만 정신이 팔려 그것만 보면서 지하철을 갈아타러 갔다. 그리곤 전철을 타고 가면서 가끔씩 창가를 보았는데.....
왠지 낯선 역 이름들…
이상하다 싶어 전철 노선도를 봤다.
‘약수’, ‘삼각지’… ‘이 역들은 집에 갈 때 지나가는 역들인데…’
으악! 반대로 가고 있었다.

그날,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나서, 아침에 있었던 일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나는 도대체 뭘 믿고 그 반대방향 지하철을 탄 것일까?’
매일 아침, 학교로 가기 위해, 여의나루 역에서 마천 행 열차를 타고 청구 역에서 내려, 봉화산 행 열차를 타서 안암 역에서 내린다. 그런데 그날 아침에는 정신이 없어서 봉화산 행과 반대방향인 응암순환 행 열차를 탔던 것이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 가는지.... 그 곳은 어딘지....
이제는 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여러분은 어떤가?
어느 역에서 출발하였는가? 지금은 어느 역에 있는가?
(창가를 보고 있다면) 어느 역들을 지나가고 있는가?
그리고 어느 역에서 내릴 것인가?
또한 지금 타고 있는 열차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인가?

혹시, 땅만 보고 걸어가는 것은 아닌지.....
방향 표시판을 무시하고 그 동안 몸에 밴 습관으로 길을 걸어가는 것은 아닌지.....
나의 목적지가 어딘지....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
가던 길을 멈추고 잠깐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 가는지.... 그 곳은 어딘지....
이제는 좀 알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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